제272장
이다빈은 교장에게 잘 알아서 판단하라는 눈짓을 보냈다.
이 나이까지 살면서 겪어보지 못한 풍파가 없는 교장은 이다빈의 눈빛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할 말을 이어갔다.
“다빈아, 여기 사부실 인테리어다 좀 바뀐 거 같지 않아?”
완전히 그녀의 취향에 따라 바뀌었다는 걸 이다빈은 느낄 수 있었다.
“허허, 널 위해 준비한 건데 어때? 마음에 들어? 여기서 일할 생각 없어?”
교장이 말을 마치자마자 사무실 문이 열렸다.
70세 전후의 한 노부인이 안으로 들어왔고 그분은 여기 교장의 아내인 최수정이었다.
“나이도 한참 드셨으면서 어쩜 하루 멀다하고 다빈이를 후계자로 삼을 생각해요? 다빈이한테 자꾸 부담만 줄래요? 교장 자리를 아무한테나 줘도 되잖아요.”
이다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할머니 말씀이 맞아요. 교장 자리에 앉을 사람이 얼마나 수두룩한데요. 제가 볼 땐 부교장님도 제격인 것 같은데요.”
“들었죠. 다빈이는 교장 자리가 싫다잖아요. 애를 압박하지 좀 말아요.”
말을 하던 최수정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온화한 표정으로 이다빈에게 말을 건넸다.
“다빈아, 피아노 협회 회장 자리에 부임하지 않을래?”
이다빈은 말문이 막혔다.
최수제의 도움이 필요했는데 되레 그녀에게 폐만 끼치고 있으니...
“할머니, 수제자만 몇 명인데 다들 피아노계의 걸출한 인재들이잖아요. 특히 그 피아노의 왕자라 불리는
조옥빈도 있고요. 피아노도 아주 잘 치더만 회장 자리는 그 사람한테 넘기지 그래요.”
최수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 애도 괜찮긴 한데 너한테 비하면 조금 모자라서 그래. 게다가 그 밑에 있는 사제들은 그 애 실력을 탄복하지도 않고 있어. 하지만 네가 그 자리에 앉으면 아마 그놈들이 감탄하면서 받아들일 거야. 정 안 되면 이 고수인 네 신분을 드러내도 되고 말이야.”
이다빈은 들을수록 머리가 지끈거렸다.
“제가 따로 해결해야 될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
두 사람이 막아설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이다빈은 빠른 속도로 자리를 떠났다.
“당신 때문이 우리 다빈이가 놀랐잖아요.”
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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