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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장

“그럼 차고 있어.” 두 사람이 밀고 당기는 사이 도하영은 이미 이다빈의 손목에 옥 팔찌를 채웠다. “절대 빼면 안 돼! 빼는 순간 이 둘째 사제 언니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거니까.” 도하영이 이렇게 말하자 이다빈도 더 이상 거절하지 못했다. 옆에 있던 박현우는 다정다감한 어머니와 약혼녀를 보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됐어, 이제 시간이 다 됐으니 지체하지 말고 집에 가서 약혼식이나 마치자꾸나.” 도하영은 이다빈을 차 앞으로 끌어당겼다. 그러면서 계속 수다를 떨었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처럼 아주 익숙했다. 박현우의 뒤로 다가간 성도섭은 그의 어깨를 툭툭 칠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현우는 어이없다는 듯 성도섭을 힐끗 쳐다봤다. 그러고는 그의 손등을 한 번 친 후 성큼성큼 어머니의 뒤를 따라나섰다. 약혼식은 빨리 끝났고 이다빈은 박씨 집안에 머물렀다. 박호국에게 앞으로 한 달 동안 박씨 집안에 머물겠다고 약속했다. 식사 후, 박현우는 이다빈을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여기가 네 방이야.” “네, 감사합니다.” 이다빈이 예의 바르게 감사 의사를 표했다. 박현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나에게 감사할 필요 없어. 할아버지가 시킨 거니까. 게다가 너는 손님이고 나는 주인이야. 주인인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이 말은 박현우가 그녀와 선을 그으려 한다는 것을 이다빈은 바로 알아챘다. “옆이 바로 내 방이야. 할아버지의 뜻이기도 하지. 하지만 하나만 알려줄게. 내 방은 절대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어. 마찬가지로 나도 너의 방에 가지 않을 거고.” 박현우가 계속 말하자 이다빈은 심드렁한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방에 들어갈 일이 없을 테니까. 박현우 씨에게 그 어떤 사심도 갖지 않을 테니 마음 놓으시고요.” “알았으면 됐어.” 여기까지 대화한 후 두 사람은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 이튿날 아침, 이다빈은 임이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이 고수, 현 고수가 이미 정일품의 현상각에서 기다리고 있어. 언제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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