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장
“…”
이다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용재혁은 외투를 건네받고 입을 삐죽거렸다. 잠시 후, 그는 차를 몰고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남자가 이다빈에게 겉옷을 걸쳐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외투 속에서 느껴지는 남자의 체온에 뭐라 말할 수 없는 오묘함이 느껴졌다.
그녀가 이 이상한 감정이 뭔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박현우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아버렸다.
남자의 손바닥은 아주 컸는데 그녀의 작은 손은 박현우의 한 손에 완전히 잡혀버렸다.
“나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
박현우의 듣기 좋은 저음은 조용한 밤에 더욱 나지막하고 매혹적이게 들려왔다.
“뭘요?”
이다빈은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아직도 의심하고 있는 건가?’
박현우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하지만 이다빈의 손을 놓으려는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그는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예전에 좋아했던 사람 있어?”
그 말에 이다빈은 잠시 정신이 멍해졌다. 그녀는 박현우가 용재혁이나, 이 교수의 신분에 관해 질문을 할 줄 알았다.
“왜 갑자기 이런 걸 물어보는 거예요?”
“내가 먼저 물어봤어. 그러니까 대답해.”
“좋아함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잖아요. 어떤 종류를 말하는 거죠?”
이다빈처럼 총명한 사람이 박현우의 뜻을 모를 리가 없다. 하지만 그녀는 참지 못하고 이렇게 물었다.
“사랑이나 뭐 그런거.”
박현우는 이다빈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다빈은 그림처럼 수려한 눈썹을 가볍게 튕기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아, 그런 거요? 전 또 뭐라고.”
‘장난 꾸러기네.’
박현우는 마음 속으로 피식 웃었다.
“음… 그런 종류의 좋아함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전 어차피 바빠서 연애할 시간도 없고, 그럴 마음도 없어요. 전 솔로로 지내는 것이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해요.”
이다빈이 천천히 말했다.
“그럼 한번 경험해볼래?”
박현우는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이다빈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 말에 이다빈은 박현우를 힐끔 돌아보았다.
“네? 누구랑요? 현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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