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By: Webfic
제35장 조건
텅 빈 별장, 강유나는 넋이 나간 채로 바닥에 무릎 꿇고 있었는데, 갑자기 진영재가 그녀한테 따져 묻던 말들이 생각났다-
강유나, 넌 자존심도 없어?
넌 누구의 물건도 아니야, 이렇게 평생 지배당하면서 살래?
강유나가 단식투쟁을 했어도 진영철을 협박할 수 없었다.
수화기너머로 진영철의 당당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유나, 철 좀 들어야지, 뭐든 아이를 위해서 생각해."
그는 아주 싸늘하게 말했는데 예전에 다정하게 부르던 말투가 아니라 그녀가 마음대로 자신을 괴롭혀도 된다는 말투였다.
전에는 김선영이 미친 듯 난리 쳤지만 그녀가 죽자 진영철은 아예 연기도 하지 않았다.
강유나는 눈이 새빨개졌다. 아이 말이 나오자 그녀는 고개를 떨구고 배를 내려다보았고 원망에 가득 차서 말했다.
"그래요."
그녀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우리 엄마 유골 돌려줘요."
그녀는 진영철이 왜 그녀의 배에 집착하는지 알 수 없었다, 분명 진씨 가문의 아이를 낳아주려고 하는 여자들이 가득할 텐데 말이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진씨 가문에서 뭘 하든, 그녀의 조건은 딱 하나였다, 김선영의 유골을 갖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거였다.
혼이 고향에 묻혀야 제대로 안정되는 거였다.
게다가 그녀의 아버지와 남동생의 시체가 아직 고향의 밭에 묻혀 있었고 김선영과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진영철이 냉담하게 말했다.
"강유나, 아이 잘 지켜, 아이 낳으면 그때 다시 달라고 해."
그게 조건이었다.
강유나는 화가 나서 휴대폰을 바닥에 던졌다. 그녀가 전에 신고하려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고 하인들도 그녀를 방관하기만 했다.
사흘이 지났고 김선영을 하장하는 날이 되었다.
늦가을 아침, 하늘이 우중충했다. 강유나는 삐쩍 말랐고 날짜를 세느라 밤새 잠에 들지 못했다.
아침 일찍 하인들이 아직 자고 있었고 아무도 그녀를 상관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침안갯속에서 뒷마당에 있는 창고로 향했고 거기서 한쪽 모서리가 깨져 있는 낡은 놋대야를 찾아냈다.
그녀는 이곳을 나갈 수가 없었다. 그제야 그동안 자신이 사생활도 없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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