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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아픈데도 섹시한 문 대표

시간을 정한 후 이강은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러나, 일할 마음이 없는 그는 시도 때도 없이 고개를 들어 원아를 쳐다보았다. 점심 식사 시간까지 기다린 이강은 직원 식당으로 가는 길에 원아의 손을 잡고 애걸하는 눈빛으로 말했다. "우리 얘기 좀 하자. 나한테 5분만 시간을 줘." "우리 사이에 무슨 할 말이 더 있어?" 어떤 남자들은 관계가 끝났을 때, 친구 사이로 돌아가지 못하고 원수가 되도록 하는 능력이 있다. "나를 몰아붙이지 마." 이강의 애걸하던 눈빛이 순식간에 매서워졌다. 원아는 손을 빼낸 후 그를 무시하고 식당으로 갔다. 마지막으로 팀 사무 구역을 나온 주소은은 휴대폰으로 이메일을 살펴보면서 직원 식당에 도착했고, 바로 원아를 찾았다. "우리가 하는 이 프로젝트가 잘 돼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면, 우리 몸값도 배로 뛸 거예요." "두 배? 나 같은 사람도 포함돼요?" 원아는 스스로를 초보자라고 생각하지만, 원대한 설계 포부를 품고 있었다. 건축설계에 뛰어든 사람치고 처음에 원대한 포부를 품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러나, 성공한 사람은 극소수이다. 주소은은 식사를 받아가지고 왔다. "물론 원아 씨도 포함되죠. 회사는 아주 공평해요. 실력만 있으면 누구든 결국 그에 상응하는 보수를 받을 수 있어요." 원아는 고개를 들어 자신 있게 말하는 주소은을 보았다. '보수'라는 두 글자는 지금의 원아에게 무한한 유혹이다. 아버지의 폐암은 어느 병원에서 치료하든 무한정 돈이 들어간다.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지는 않으니, 스스로 돈을 벌 수밖에 없다. 그녀가 사표를 내고 T그룹을 떠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녀는 돈이 없다. 다른 곳에 가서 입사지원을 했을 때 붙을 수 있을 지도 알 수 없고, 붙는다 해도 수습 기간을 거쳐야 한다. 아버지의 목숨은 1분 1초가 급한 상황이라 하루도 지체할 수 없다. "원아 씨 아버지의 병은 어떠세요?" 주소은은 자신의 식판에 있던 닭 다리를 원아에게 건네주었다. 원아는 주소은이 건넨 닭 다리를 거절했다. "먹어요, 원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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