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이상한 전율

원아는 얼굴이 빨개졌다. 옆에 앉은 여자는 처음 만난 사이에 민망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 말하면서 점점 더 신이 난 듯, 주위에 남자가 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말해봐. 궁금해 죽겠어!” 옆에 앉은 여자가 기대하는 얼굴로 말했다. 원아는 이 사회가 오늘날 성에 대해 이렇게 개방되어 있었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아니에요......” 원아가 머리를 흔들었다. 원아는 ‘아니에요, 제 남편.’이라고 말하려 했다. 그러나, 옆자리의 여자는 욕심난다는 듯한 눈빛으로 원아 뒤에 앉은 문소남을 몰래 흘끔 보더니, 원아의 말을 끊었다. “우리 다 같은 여자고, 부부관계가 뭔지도 다 아는데, 부끄러워할게 뭐 있어? 말해봐. 일주일에 몇 번이나 해? 당신 남편 딱 봐도 대단해 보이는데......” 말하면서 여자는 또 부럽다는 눈빛으로 문소남을 쳐다보았다. “딱 봐도 알겠어. 저 남자 어디서든 아무 때나 여자하고 한 300번쯤 할 수 있는 패기가 보여......” 원아는 말문이 막혔다. “......” 원아는 더 이상 이 여자와 대화를 할 수 없다고 느꼈다. 첫째, 문소남은 그녀의 남편이 아니었고, 둘째, 그가 아무 때나 여자와 300번을 할 수 있는 패기가 있는지를 연구 관찰하고 싶지도 않았다. “죄송해요.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원아는 가방을 들고 핑계를 대며 그 여자의 옆자리를 떠났다. 원아는 화장실에서 돌아온 후 좀 구석진 자리로 가서 앉았다. 대기석에서 20분쯤 기다렸을 때, 의사가 원아의 번호를 불렀다. 원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의사의 진료실 문을 열었다. 진료실에서는 의사의 요구대로 속옷을 벗고 침대에 누워 진찰을 받았다. “좀 아래로 내려와서 누우세요. 좀 더 아래로.” 50세도 넘어 보이는 여자 의사가 원아에게 말했다. 원아는 의사의 말대로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 누웠다. “다리 굽히고 벌려보세요. 좀 더 벌려요.” 원아가 의사가 요구하는 대로 진찰에 적합한 자세를 취하자 비로소 의사가 말했다. “이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