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6화 갑자기 찾아온 저승사자처럼 차가운 문소남의 얼굴
피비린내가 소독약 냄새와 섞여 콧속으로 들어왔다.
소남은 떨리는 손으로 원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녀의 작은 얼굴에 손을 가져갔지만 아무런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얀 얼굴에 검고 긴 속눈썹이 선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소남은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아이 유산, 다리 절단 수술…….
소남이 주먹을 꽈악 쥐었다. 순간, 원아가 차에 치여 나뒹구는 장면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졌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보물과도 같은 여자가 지금은 침대 위에 누워 죽어가고 있었다. 천천히 시들다 마침내 사라져버릴지도 몰랐다.
그는 원아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 그녀의 손은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너무 차가웠다. 그가 아무리 감싸 쥐고 문질러봐도 따뜻해지지 않았다.
지금, 그녀는 전처럼 손가락으로 자신의 손바닥에 동그라미를 그리지 않았다.
추억이 밀물처럼 밀려오며 냉혹한 현실이 스쳐 지났다. 소남은 마음이 무너지며 호흡이 가빠졌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내 행방을 알려왔었다.
그런데 지금,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다니. 그는 믿을 수가 없었다.
민석은 소남의 얼굴을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대표님, 사고를 낸 운전자는 도주했습니다. 이번 교통사고가 음주운전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
소남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말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를 찾아내!”
민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평범한 운전기사이자 뛰어난 능력의 척후병이었다. 그는 제대 후 소남에게 발탁되어 원아의 운전기사가 되었다.
“아빠…….”
두 아이가 소남의 곁으로 달려왔다. 그리고는 병상에 누운 채 의식이 없는 엄마를 두려움 가득한 눈으로 바라봤다.
원원은 아빠의 다리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자책했다.
“아빠, 미안해요. 모두 저 때문이에요. 제가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가자고 해서 이런 일이 생겼어요. 그때 화장실만 안 갔어도 엄마는 이렇게 다치지 않았을 거예요. 아빠 저를 때려 주세요. 엉엉엉…… 미안해요……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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