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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키스의 애틋함

이동건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지금 문소남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우리 말고도 합작할 수 있는 곳이 여럿 있었단 말이야?’ 이동건은 문소남의 넓은 인맥과 깊은 관계성을 생각하며 망설였다. 만약 이번 합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문소남은 정말 다른 곳과 계약을 맺을지도 몰랐다. 무엇보다 문소남이 언급한 회사들은 모두 실력 면에서나 권력 면에서나 뒤떨어지는 곳이 없었다. 결국, 이동건은 가슴을 쥐어뜯는 심정으로 무기력한 표정을 하고는 말문을 열었다. “문 대표님, 우리 그룹 임원들과 상의하고 다시 결정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시기 바랍니다.” “이 대표님 뜻대로 하십시오. 이 공간은 마음껏 사용하셔도 됩니다.” 문소남은 담배를 끄고 대범한 걸음으로 회의장을 나갔다. 협상은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VIVI 그룹 일행은 옆 작은 회의실로 모였다. 원아는 동료들을 따라 설계부서로 돌아갔다. 문소남과 잠시 단둘이 있고 싶었다. 조금 전의 치열한 기 싸움이 벌어졌던 회의를 생각하니 많이 지쳤을 것 같아 안아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원아는 회사에 있고 아직 소남과의 관계를 정식으로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의 감정만으로 대표인 소남에게 달려갈 수는 없었다. 원아는 자리에 앉자마자 소남에게서 걸려온 내선 전화를 받았다. 대표실로 오라는 내용이었다. 주소은과 이연의 호기심 가득한 눈빛과 서현의 질투심 가득한 눈빛을 온몸에 받으며 원아는 대표실로 향했다. 복도에는 두껍고 부드러운 페르시아 카펫이 깔려 있었는데, 화려하면서도 고풍스럽고 우아한 수가 놓인 것이었다. 카펫 위에 올라서니 마치 부드러운 솜뭉치 위를 걷는 느낌이 들며 매우 편안해졌다. 원아는 카펫을 밟으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임신한 이후로 문소남이 자신을 위해 일부러 깔아둔 카펫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더욱 마음이 편안했다. 원아가 느끼는 소남은 정말 다정한 남자였다. 원아가 사무실 문을 두드리자마자 잘생긴 얼굴이 눈앞에 나타났다. 원아는 이미 그의 품에 안겨 있었다. 입술에 따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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