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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갖지 못할수록 더 꿈틀거리는 욕망

미경은 말을 하는 중에도 계속해서 정안의 흔적을 찾으러 방안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그런데 이모, 정안 오빠는 아직 안 왔어요?” 마침내 미경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영란은 이때다 싶어 한숨을 크게 내쉬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글쎄다. 너도 알다시피 지금 회사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잖니? 우리 정안이가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죽어가는 회사를 살리려고 이 고생을 하니 어쩌면 좋니? 어휴, 정말 방법이 없으려나…….” “이모,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집에 돌아가면, 아버지와 오빠에게 말해 볼게요. 돈을 융자받으면 장 씨 그룹은 분명, 이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거예요.” 미경이 비위를 맞추며 말했다. 대학 때 무역을 전공한 미경이었지만, 공부는 하지 않고 매일 먹고 마시고 노는데 시간을 썼던 터라 이쪽 일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순진하게도 미경은 아버지와 오빠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자신의 애교 섞인 설득이 장씨 집안을 도울 수 있다고 믿었다. “넌 정말 착한 아이구나. 누가 널 색시로 맞을는지 복도 참 많다.” 두 사람이 한창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술에 취한 정안이 들어왔다. 인물 좋은 정안은 불빛 아래서 더 매력적이었다. “오빠, 왔어요?” 문밖 소리에 귀 기울이던 미경은 정안을 보고는 한달음에 뛰어갔다. 미경을 발견한 정안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엄마, 얘가 왜 여기 있어요?” 정안은 잘난 척만 할 줄 알았지, 실제로는 어리석고 멍청하기 그지없는 미경에게 조금의 호감도 느끼고 있지 않았다. 더군다나 지난번 블루캐슬에서의 일을 떠올리면 치가 떨릴 지경이었다. 그때 정안은 원아 앞에서 있는 대로 체면을 구겼었다. 미경이라면 꼴도 보기 싫었다. 정안은 목이 말랐다. 미경을 지나쳐 탁자로 가 유리컵에 물을 따라 벌컥벌컥 마셨다. “장정안, 무슨 말을 그렇게 하니? 미경이가 엄마 보러 여기까지 와줬는데, 무슨 태도가 그래? 미경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정안에게 화가 난 영란이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너 또 술 마셨어? 내가 몇 번이나 말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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