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4화 톱 재벌 문소남
원아는 임신 테스트기를 소은에게 건넸다. 걱정되는 마음에 바로 가지 않고 화장실 문 앞에 서 있었다.
소은의 상태가 정말 안 좋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잠시 후, 소은이 화장실 문을 열었다.
임신 테스트기를 든 소은이 손이 떨리고 있었다.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죽은 사람처럼 보였다.
원아는 임신 테스트기에 빨간 줄이 두 개 나타나 있는 것을 한눈에 알아봤다.
원아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언니…….”
회사에서 일한 지 오래되었지만, 한 번도 소은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소은이 늘 자신은 독신주의자임을 주장했다. 평생 사업에 전념하며 멋진 전문직 여성으로서 살겠다고 마음먹었다. 결혼은 소은의 인생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그런 소은이 어떻게 갑자기 임신한 거지?’
소은 역시 너무 당황하여 머릿속이 온통 뒤죽박죽 되어버렸다.
‘하늘이시여! 도대체 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술에 취해 남자와 단 하룻밤 함께 보낸 것뿐인데 임신이라뇨. 무슨 복권도 아니고, 이게 웬일입니까?’
“아, 진짜 임신인가 봐. 나 이제 망했어…….”
소은이 쓴웃음을 지었다. 늘 명랑함을 잃지 않던 소은이었지만 지금은 한없이 우울한 표정이었다.
“언니, 아이의 아빠는 누구예요?”
원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소은이 막막한 얼굴로 말했다.
“나도 몰라……. 그날 밤 술에 취해 남자와 관계를 맺은 기억은 있어. 다음날 깨어났을 때는 그 사람 얼굴을 볼 자신이 없어서 도망쳐 버렸고. 그래서 나도 몰라. 아이 아빠…….”
원아는 지금까지 함께 일하면서 소은이 이토록 두서없이 우왕좌왕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원아의 눈에 소은은 총명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었다. 일을 지혜롭게 처리했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늘 밝고 생기가 넘쳤다.
원아는 소은을 꼬옥 안아주었다.
“언니, 조금 더 신중하지 그랬어요. 언니답진 않았지만, 여기서 걱정만 하고 있을 순 없어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 아이를 어떻게 할까 하는 거예요.”
원아의 진심 어린 걱정의 말을 들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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