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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화 문소남의 거대한 분노!

원아는 30분 만에 호텔 6617호에 나타나 문을 두드렸다. 장정안이 방문을 열었다. 원아는 온몸이 흠뻑 젖어 있었고, 빗물에 젖은 검은 머리카락은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얼굴은 귀신처럼 창백했고, 표정은 완전히 절망한 듯 오히려 고요했다. "내가 왔으니까, 이제 이연을 놔줘!" 장정안은 순간적으로 멈칫하더니, 곧 원아를 사납게 품안으로 끌어당겼다. 그는 그녀의 차가운 살을 아랑곳하지 않고, 검지로 그녀의 입술을 스쳤다. 눈빛은 거칠고 날카로웠다. "역시 내 아내는 정도 깊고 의리가 있는 여자야. 내 눈이 정확하지.” 원아의 눈빛에는 절대적인 적대와 분노가 묻어 있었다. "내가 왔으니, 이연은 풀어줘!” "급할 거 뭐 있어." 장정안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잡고, 눈으로 그녀의 축축한 몸을 훑어보더니, 머뭇거리며 말했다. "당신 온몸이 차가워. 내 마음이 많이 아프네. 먼저 목욕부터 해.” 원아는 영혼을 잃은 도자기 인형처럼 욕실로 걸어갔고, 그의 말대로 목욕을 마쳤다. 목욕가운을 입고 나온 그녀는 다시 같은 말을 반복했다. "이연을 풀어줘." 목욕을 하고 나온 원아의 축축한 긴 머리는 해조류 같은 모양으로 등 뒤에 흩어져 있었다. 뜨거운 물에 씻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청초한 볼은 창백하기 그지없었고, 세찬 바람에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나뭇가지 끝에 매달린 꽃송이처럼 연약하고 위태로워보였다. 그녀는 아름답지만 허약해 보였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는 조금의 생기도 없었다. 아무런 희망도 없는 죽음의 회색에 뒤 덮인 것 같았다. 장정안이 와인 두 잔을 들고 오더니, 그중 한 잔을 그녀에게 건넸다. "한 잔 마시고 몸 좀 녹여." 원아는 술에 이상한 것을 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시고 싶지 않았지만, 장정안이 가볍게 ‘이연’이라는 한마디로 압박했고, 숨이 턱 막힌 원아는 손을 뻗어 와인 잔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붉은 액체가 피처럼 컵 속에서 출렁거렸다. 원아는 마음속의 공포와 절망을 누르며 단숨에 와인을 들이켰다. 와인 잔에 묻어 있는 붉은 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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