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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통제 불능의 문소남......

밤은 먹처럼 까맣고 고요했다. 두 아이는 이미 잠들었고, 원아는 홀로 컴퓨터 앞에서 계속 설계도를 그리고 있었다. 사실 원아는 지금 일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일단 일을 멈추면 그녀의 머릿속은 각양각색의 의심으로 가득 찰 것이기 때문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일에 몰두하려고 애썼다. 이미 밤 11시가 되었다. 원아는 컴퓨터 화면을 쳐다보며 오랫동안 멍하니 있었다. 하루 종일 그 남자는 자신에게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 그녀는 화장실에 가서 샤워를 하며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한 뒤, 가운을 입고 거실에 앉아 다시 문소남에게 전화를 걸었다. 원아는 다시 전원이 꺼져있다는 냉랭한 소리를 들을까 봐 겁이 났다. 핸드폰이 약 1분 동안 울렸는데도 여전히 받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가 막 끊으려고 할 때, 갑자기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 한 여자의 목소리가 핸드폰을 통해 선명하게 들려왔다. "여보세요?" 별안간 따뜻한 물안개가 원아의 눈에 가득 찼고,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파왔다. 원아는 억지로 침착한 척하며 물었다. "문소남 씨 핸드폰 아닌가요? 저는 문소남 씨와 통화하고 싶은데요?" "아, 소남 씨! 그 사람 지금 샤워하고 있어요. 누구시죠? 샤워하고 나오면 제가 그 사람에게 전화하라고 할게요.” 전화기 저쪽의 여자가 말했다. 원아는 한참을 굳은 표정으로 있다가 전화를 끊고, 도망치듯 핸드폰 전원을 껐다. 원아는 손으로 잠옷을 입은 팔을 쓸었다. 비록 방 안에 난방이 켜져 있었지만, 그녀는 몹시 추운 것 같았다. 바깥의 달빛이 창문을 통해 비쳐 들어와 방을 더 쓸쓸하게 만들었다. 원아의 마음은 심하게 떨렸고 극도로 불편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한 여자가 한 남자의 방에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일찍이 문소남은 원아에게 말했었다. "내 핸드폰은 언제나 당신을 위해 켜놓을 거야. 당신이 나와 연락이 닿지 못하는 일은 영원히 없어." 이런 약속은 사람의 마음을 정말 따뜻하게 한다. 그러나 지금 원아는 그것이 풍자적인 농담처럼 느껴졌다. 원아의 마음은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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