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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약혼녀가 나에게 오쟁이를 씌웠다

도씨는 무표정으로 서 있는 원아를 쳐다보았다. 도씨는 속으로 그녀를 깔보기 시작했다. ‘첩이나 하는 사람답네. 모질기도 하지. 친 언니가 이렇게 망신을 당하고 있는데도 말 한마디 안 보태니, 원!’ 도씨는 너무 후회됐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그 말을 저 첩년에게 할걸! 지하철은 이제 동대문역을 지나고 있었다. 도씨는 참을 수가 없었는지 원아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아가씨는 교양이라는 게 없어?” 원아는 도씨를 쳐다보았다. 내가 왜 교양이 없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지? 그녀는 쓸데없는 말만 늘어놓는 이 아줌마가 무슨 말을 할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도씨는 두 눈을 부릅떴다. “아까 지하철 탈 때, 내 자리 뺏었지? 나이 50 넘어가는 아줌마랑 뭐 뺏을 게 있다고 뺏긴 뺏어? 나이도 어린 게, 차 살 능력이 없으니까 만원인 지하철에서 우리 같은 몸이 불편한 할머니들 자리나 뺏고 있지!” “아이고, 우리 아들은 출세해서 다행이야. 벌써부터 차 사서 몰고 다니잖아!” 도씨의 얼굴에는 우쭐함이 가득했다. 그 말을 듣자 원선미의 허리가 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원아의 난감한 모습을 기대하고 있었다. 표정으로 그 감정을 숨기지도 않았다. 지하철에 타고 있던 다른 청년들도 정곡을 찔리고 말았다. 그들은 벌이가 마땅치 않았고, 차 살 능력도 없었다. 하지만 한가지, 지하철이 더 편한 이유가 하나 있었다. 도로는 차가 너무 막혔다. 하지만 그 말은 도씨가 원아를 상대로 한 말이었고, 모두 이 상황을 불구경하듯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제가 졸업하고 귀국한 지 얼마 안 돼서요. 저희 집 조건이 별로 좋지 않거든요. 다행히도 공부할 때 알바를 많이 해서 돈을 좀 모았죠. 그래서 그 돈으로 집안 어르신들에게 차를 사줬어요. 젊은 사람들이 지하철에서 비좁게 가는 건 상관없는데, 딸 입장에서 부모님들까지 이런 걸 타게 할 수는 없더라고요. 그건 너무 불효잖아요.” 원아는 도씨의 시선을 받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도씨는 원아를 단단히 째려보고 있었다. 도씨는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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