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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3화 어디로 가는 거야?

“사모님, 먼저 차에 타세요. 짐은 제가 트렁크에 넣을게요.” 정희가 서둘러 말했다. 장인숙은 정희의 태도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 뒷좌석 문을 열고 차에 올랐다. 정희는 큰 여행 가방 두 개를 차 뒤로 끌고 갔다. 먼저 자신의 여행 가방을 트렁크에 넣었다. 여행 가방은 크지만, 그리 무겁지 않아 쉽게 넣을 수 있었다. 그 다음, 장인숙의 여행 가방을 넣으려 했다. 무거울 것을 예상하고 준비한 정희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몸을 숙였다. 그러나 가방을 들자마자 중심을 잃는 바람에 가방이 차 옆에 부딪힐 뻔했다. 정희는 식은땀이 흘렀다. 차에 스크래치가 나는 건 작은 문제였지만, 소남에게 나쁜 인상을 주는 건 큰일이었다. 장인숙은 차 안에서 따뜻하게 앉아 있었다. 정희는 속으로는 장인숙을 원망했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미소를 유지했다. 장인숙은 정희의 느린 움직임에 불만을 느끼며 차창을 내리고 말했다. “정희야, 빨리 좀 해.” “네, 사모님. 금방 끝납니다.” 정희는 대답하고 이를 악물며 장인숙의 무거운 가방을 간신히 들어 트렁크에 넣었다. ‘쿵’ 소리가 났고, 정희는 이미 숨이 가빴다. 그러나 장인숙은 오히려 불만스럽게 말했다. “정희야, 내 가방 안에는 귀중한 물건들이 많아. 조심히 다뤄야지.” “걱정 마세요, 사모님. 다 잘 넣었습니다.” 정희는 속으로 답답했지만, 겉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트렁크 문을 닫고 차에 올랐다. 소남은 그동안 한 번도 정희를 쳐다보지 않았다. 장인숙은 정희가 차에 타자 비로소 소남에게 말했다. “이제 가자. 어서 집으로 가.” 소남은 아무 말 없이 차를 출발시켰다. 길을 가던 중, 장인숙은 이 길이 문씨 고택으로 가는 길이 아님을 깨닫고 물었다. “소남아, 어디로 가는 거야?” “예전에 사시던 별장을 이미 정리해뒀어요. 지금 그쪽으로 가는 중이에요.” 소남은 단호하게 말했다.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 “별장으로 가다니? 난 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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