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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불합격 아빠, 문소남

문소남은 왼손 손가락에 담배를 끼고, 오른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그는 왼손을 차창 밖으로 내밀어 담뱃재를 떨고 난 다음 아들을 손짓해서 불렀다. 아이가 어리둥절해 하며 다가갔다. 문소남은 깊은 눈빛으로 아들을 바라보았다. "네가 아줌마를 너의 엄마로 만들고 싶으면, 아줌마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 돼?" 아이는 머리를 긁적거리다가 아버지의 말 뜻을 알아차리고 금새 시무룩해졌다. 현실을 똑똑히 인식하게 된 아이는 고개를 떨구고 실망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알겠네. 아줌마는 나와 원원이의 엄마가 되고 싶지 않은 거구나.” 실망하고 돌아서는 아들의 뒷모습을 본 문소남은 눈살을 찌푸린 채 먼 하늘가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얇은 입술을 살짝 벌리고 담배를 한 모금 빨았다. 차 앞을 막아 섰던 아이는 터덜터덜 저택으로 돌아갔고, 검은색 레인지로버는 대문을 통과해 밖으로 나갔다. 아이는 거실로 돌아와 소파에 털썩 주저앉더니, 시무룩한 얼굴로 슬리퍼를 내팽개쳤다. "무슨 일이야? 왜 우거지상이야?" 아까까지 숨어있다가 이제야 겨우 밖으로 나온 문예성은 집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아주 고난도의 투신 장면을 설계했는데, 설마 발각된 건가? "원아 아줌마는 우리 엄마가 되고 싶지 않은 거야." 문훈아의 작은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고아라도 된 듯 불쌍한 모습이다. 우는 아이를 바라보며, 문예성은 틀림없이 형수가 아직 형에게 화가 풀리지 않은 것이라고 상황을 분석했다. 두 사람은 아직도 냉전을 계속하고 있는 거야? 아이가 3층에서 뛰어내려도 두 사람이 화해를 못했다는 건, 형이 사람으로서 뭘 제대로 못했다는 뜻이고, 더욱 남자로서 제대로 못했다는 뜻이다. 자기 여자한테 머리 숙이고 사과한다고 해서 죽는 것도 아닌데! "울긴 왜 울어, 너희 아버지가 여자 맘을 몰라서 그런 거잖아. 얼음장같아서는!" 문예성은 온종일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항상 오늘 어디로 놀러 갈지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늘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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