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7장

다행이라 해야 할지 그는 암호를 설정하지 않았다. 게다가 컴퓨터 속도도 엄청 빨랐다. 그녀는 마치 나쁜 짓을 하는 사람처럼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심호흡을 하고 USB를 그의 컴퓨터에 연결한 뒤, 소셜 계정에 로그인했다. 로그인 후, 재빨리 문서를 선배에게 발송했다. 순조롭게 일은 진행됐다. 선배 역시 12시 이전에 성공적으로 고객에게 발송했다. 불안한 마음에 그녀는 1초도 더 서재에 머물고 싶지 않았고, 재빨리 종료 버튼을 누르려다 실수로 다른 것을 클릭했다. 그리고 한 폴더가 갑자기 열렸다. 호기심이 동한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폴더의 내용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5분 후, 그녀는 서재에서 나왔다. 이모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보세요. 대표님께서는 이 시간에 안 돌아오신다니깐요." 서재에서 나온 진아연의 마음은 매우 복잡했다. 박시준의 비밀 하나를 알아버렸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그의 컴퓨터를 사용하지 말 걸 하며 후회했다. "이모님, 혹시 그의 서재에 뭐... CCTV나 뭐 그런 감시 장치가 있나요?" "음, 서재 밖에 있기는 해요." 진아연은 온몸의 피가 '슥'하고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그럼... 제가 서재에 들어간 건 아시겠네요." "대표님께서 돌아오시면, 그때 먼저 말씀드리세요. 아마 괜찮다고 하실거예요. 10분도 안 걸렸고 문서만 보냈는데 이해하실 거예요." 이모님은 그녀를 위로했다. '띠링-'하는 소리와 함께 휴대폰이 울렸다. 진아연은 휴대폰 메시지를 확인했다. 선배 이름으로 그녀에게 입금된 40만 원의 은행 메시지. 생각지도 못한 돈이었다. 단 2시간 만에 40만 원을 벌다니! 입금 문자는 순식간에 그녀의 두려움을 잠재워줬다. 사실 고의로 그의 컴퓨터를 사용한 것도 아니었고, 특히나 훔쳐볼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가 돌아오면 제발 화를 내지 말고 그녀의 말을 잘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미 그녀는 그와 이혼하기로 합의하였고, 이혼 후에는 다시는 만날 일 없을 것이다. 그가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든 앞으로는 그녀와 상관없는 일이다. 점심을 먹은 뒤, 진아연은 방에 돌아가 방문을 닫았다. 그리고 화장대 앞에 앉아 아직은 납작한 자신의 배를 만지며 낮게 속삭였다. "안녕, 아기야. 아직 엄마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 네가 세상 밖에 나오면 엄마보다 힘든 삶을 살 수도 있는데 정말 괜찮을까..." 임신을 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긴장을 너무 해서 그런 건지 화장대 위에 엎드린 채 잠이 들었다. 오후. 방 밖에서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진아연은 그 소리에 눈을 떴다. 그녀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그녀의 방문이 벌컥 하고 열렸다. "사모님...! 혹시 대표님 컴퓨터에서 다른 걸 건드리셨나요?!" 이모님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진아연 역시 겁에 질려 목소리가 떨렸다. "아... 그... 그가 돌아왔나요? 뭔가... 발견했나요?" 이모님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렸다. "문서만 보내면 된다고 하지 않았나요? 대표님께서 방금 다른 것도 건드렸다면서 지금 서재에서 엄청 화가 나 계세요...! 사모님... 이번엔 제가 도와드릴 수 없어요...!" 진아연의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다. 그리고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생각만 들었다. 난 이제 끝났다! 이혼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생각했다. 정말 그가 오늘 그녀를 죽일 수도 있으니깐 말이다. 그녀의 큰 두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이모님... 죄송해요. 하지만 절대 고의로 보려던 게 아니었어요. 컴퓨터 전원을 끄다가 그만 실수로... 정말 잠깐 보고는 바로 껐어요..." 이모님은 그녀의 말을 믿었지만 도울 방법이 없었다. "대표님께서 제게도 엄청 뭐라 하셨어요. 아마... 일을 그만둬야 할 수도 있어요." 그 말을 들은 진아연은 더 패닉상태에 빠졌고, 이 와중에도 자신이 처벌을 받는 건 괜찮지만 아무 잘못 없는 이모님까지 끌어들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방에서 나와 박시준을 찾아가 해명이라도 하려던 찰나... 1층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열리며 경호원들과 함께 박시준이 내렸다. 별장은 총 3층이지만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휠체어에 앉아 있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의 두 눈은 매섭게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고, 목은 화를 참기 위해 힘을 준 탓인지 빨개져 있었다. 화를 낼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화를 낼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박시준 씨... 죄송해요." 불안한 마음을 꾹 참고 천천히 말했다. "사실 오전에 제 노트북이 고장 나서 제가 잠시 컴퓨터를 사용했어요. 이모님은 아무런 잘못이 없으세요. 이모님께서는 안된다고 하셨지만 제가 마음대로 그런 거예요." 모든 잘못을 그녀가 뒤집어썼다. 경호원이 그의 휄체어를 밀어 거실로 데려왔고, 그녀는 조심스레 그를 쳐다봤다. 역시나 아직도 그는 화가 나 있었다. 진아연은 다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해요." "너... 다 봤지?" 박시준의 얼음장같이 차갑운 목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그를 언뜻 보면 휠체어에 두 손을 모아 편안하게 앉아있는것 같이 보였지만, 실상은 손가락 마디 뼈가 보일 정도로 손에 힘을 주며 참고 있었다. 휠체어 신세만 아니였더라면 아마도 그는 손에 힘을 주는 대신 그녀의 목을 잡았을 수도 있다. 이 여자가 증말... 왜 그런 거지! 정말 이 집안의 사모님이라 생각했던 건가? 감히 그의 서재에 들어가는 것도 모자라 함부로 만지기까지 하다니...! 제길할! 그녀는 고개를 세게 가로저었다. "저 정말...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그냥 정말 실수로 켰다가 바로 껐어요! 일부로 사생활이나... 뭐 그런 걸 볼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박시준씨 서재라서 긴장한 나머지... 실수로 폴더를 클릭한 거..." "닥쳐!" 그녀가 늘어놓는 변명을 들으며 그는 더욱더 분노했다. "당장 방으로 들어가! 그리고 이혼하기 전까지 절대 그 방에서 나올 생각 마!" 진아연은 더 말하고 싶었지만 그냥 참았다. 그냥 몸을 돌려 서둘러 방으로 돌아갔다. 확실한 건... 그는 정말이지 그녀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방문이 닫힌 후, 박시준이 이모님에게 낮은 목소리로 명령했다. "물, 음식! 아무것도 주지 마." 정말 그는 그녀를 방에 가둬서 굶어 죽게 할 작정인 건가. 이모님은 불쌍한 진아연을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의 명령을 거역할수 없었다. 이곳에서는 박시준의 말이 곧 법이다. ...... 이틀 후. 박시준의 어머니인 박 사모님의 혈압이 안정되어 병원에서 퇴원하는 날이다. 병원에서 퇴원한 후, 박 사모님은 바로 박시준의 별장으로 왔다. "시준아, 몸은 좀 어떠니? 의사가 뭐래? 언제쯤이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하니?" 박 사모님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의 아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박시준: "곧 회복하는데 문제없다고 했어요. 어머니, 상의 드릴게 있습니다." 박 사모님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 결혼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니? 사실 결혼은 순전히 내 욕심 때문에 진행한 거다. 아연이는 좋은 아이야. 마음에 들어... 그러고 보니 아연이는? 설마 벌써 내쫓은 거니?" "아닙니다." 박시준은 이모님을 쳐다봤다. 이모님은 바로 진아연이 있는 손님 방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이틀 동안 물 한 방울 마시지 않은 그녀의 상태가 너무 걱정됐다.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