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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장

그의 한마디에 그녀의 마음의 벽은 쉽게 무너져 버렸다. 아침 6시에 나가 휴대폰이 계속 꺼져 있어 연락이 되지 않아 이곳까지 찾으러 온 모양이다. 그렇다는 건 그가 그녀를 걱정하고 있다는 의미이지 않은가? "어머, 박시준 군?" 장희원은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분위기를 풀려고 아연이 대신 말을 꺼냈다. "어머, 우리 아연이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밖에 바람 좀 쐬고 싶다 해서 내가 데리고 나갔어. 미안하네. 아무 말 없이 데리고 나가서. 어머, 내 정신 좀 봐. 물이라도 한 잔 내올게!" 진아연: "엄마!" 박시준: "괜찮습니다." 두 사람이 동시에 말을 했다. 그러자 분위기가 더 이상해졌다. "엄마, 저사람 곧 갈 거니깐 신경쓰지 마. 잠시 앉아 있다 가세요." 그리고 진아연은 엄마를 데리고 소파에 앉았다. 마치 박시준에게 얼른 가라고 무언의 압박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는 일어나 장희원에게 말했다. "그럼 전 이만 일어나 보겠습니다. 다음에 다시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장희원이 배웅을 해주러 했지만 진아연이 말렸다. "엄마, 그럼 나도 가볼게. 오늘 고생했어. 푹 쉬어." 그리고 진아연은 박시준의 뒤를 따라갔다. 밖으로 나온 진아연은 그에게 말했다. "앞으로 여기 오지 마요."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었고,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듯했다. "당신, 걱정해주는척 할 필요 없어요." 그리고 이어서 말했다. "정말 저를 걱정하는 거라면 저와 이혼해 주시면 돼요." 그리고 그녀는 빠르게 앞장서 걸어갔다. 진아연의 작고 가녀린 뒷모습을 보며 그의 눈빛은 점점 짙어져 갔다. 그와 그녀는 분명 가까운 곳에 있지만 마음은 계속해서 멀어져 가고 있다. 병원. 박우진은 새벽부터 일찍 병원으로 이송되어 손가락 봉합 수술을 받았다. 손가락이 잘렸지만 잘 보존되었을 경우, 8시간 이내로 봉합 수술을 받으면 회복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완전히 정상적인 수준으로는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장애를 가지고 살지 않아도 된다. 야간 수술이 끝난 뒤, 박우진은 오후 2시가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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