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83장
성호는 꽃다발을 안고 트렁크에 가져갔지만, 트렁크가 가득 차자 다시 뒷좌석을 채웠다.
차에 꽃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더 이상 없자 현이는 꽃을 사는 걸 멈췄다.
계산을 하고 두 사람은 꽃 한 차를 끌고 묘지로 갔다.
할머니 묘 앞에 꽃을 놓으니 작은 꽃바다 같다.
묘비 앞에 무릎을 꿇은 채 할머니의 이름을 보며 현이가 말했다. "할머니, 저 왔어요. 어느덧 3년이 지났네요, 3년 동안 제가 할머니를 보러 오지 않은 것은, 제가 좀 더 배우고 나서 다시 뵙고 싶어서였어요. 할머니는 생전에 제가 출세하는 것을 가장 보고 싶어 했잖아요. 지금은 제가 엄마, 아빠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어요. 그러니 할머니, 걱정하지마세요. 앞으로는 매년 찾아뵐게요."
"우리 엄마 아빠도 잘해주시고, 오빠도 언니도 잘 챙겨주세요. 그들과 3년 동안만 지냈지만, 3년 동안 제 가족들이 제게 준 사랑은 충분하고 만족스러워요. 저는 제 가족을 조금도 원망하지 않아요. 내가 어렸을 때부터 그들 곁에서 자랐다면 할머니를 만날 수 없었을 테니까요. 제게 다시 선택할 기회가 주워지더라도 여전히 할머니를 만나고 싶을 거예요. 할머니가 저한테 가르쳐준 것들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니까요."
"아쉽게도 지금의 제 모습을 보실 수 없으시네요. 지금의 저는 충분히 할머니를 행복하게 해드릴 돈이 있는데 말이에요. 할머니가 계셨으면 좋겠어요. 집도 사드리고, 새 옷도 사드리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드릴 수 있는데. 베이비시터도 부를 수 있어서, 아무것도 안 하셔도 되고, 매일 행복하기만 하면 되는데. 할머니, 왜 절 더 기다려 주지 않으신 거예요?"
현이는 여기까지 말하고는 눈시울을 적시며 소리 없이 울었다.
한 시간 후 하늘에서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했다. 성호는 그제야 현이에게 차로 돌아가라고 설득했다.
"이쪽 날씨가 이래요. 종종 이유 없이 가랑비가 내려요." 현이는 이미 마음을 다잡았다.
"그럼 지금 호텔로 돌아가는 건가요?" 성호가 물었다.
현이: "호텔로 돌아가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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