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54장
"언니, 둘째 오빠 대학원 다닌다고 해도 기껏해야 2년이잖아요. 오빠가 공부하고 싶으면 하게 두세요!" 현이는 둘째 오빠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며 말했다. "어쩌면 아직은 사업을 물려받을 준비가 안됐을 수도 있잖아요. 대학원 가서 공부 2년 더 하다보면 더 성숙해질 수도 있구요!"
현이의 말을 들은 라엘이는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그렇긴 해. 너희 둘째 오빠도 어려서부터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자랐고 고생이란 걸 해본 적이 없는데 좀 늦게 철 들 수도 있지." 라엘이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 현이 너희 둘째 오빠보다 훨씬 어른같은 걸."
"언니, 둘째 오빠도 되게 좋아요. 그냥 우리보다 성격이 좀 더 외향적이고 활발한 것 뿐이에요." 현이는 계속해서 둘째 오빠의 편을 들어주었다.
"너는 정말 대학원생 해볼 생각 없는 거야?" 라엘이가 물었다. "사실 여자애들이 공부 좀 많이 하면 더 좋아. 너 만약 공부 더 안하면 바로 맞선 자리 엄청 많이 들어올 걸? 현아, 언니는 네가 너무 빨리 결혼 안했으면 좋겠어. 아직 제대로 누리지도 못했는데 너무 빨리 결혼생활 시작하는 거 언니는 원하지 않아."
"언니, 혹시 결혼하는 게 나쁘다고 생각되서 그렇게 말하는 거예요?" 현이는 언니의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을까 봐 걱정되는 마음에 물었다.
"아니야." 라엘이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언니는 너랑 상황이 달라. 언니는 어렸을 때부터 많은 걸 누리면서 부족함 없이 지냈어, 그래서 아쉬운 것도 없고 빨리 가정을 이루고 싶었지. 근데 넌 다르잖아. 아직 가보지 못한 곳들도 많고 이른 나이에 결혼하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자유를 잃는 거니까. 결혼하고 임신이라도 하면 여기저기 다니기도 불편하잖아?"
현이는 언니의 뜻을 이해했다.
언니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지만 현이는 생각이 달랐다.
어렸을 때부터 여기저기 떠돌며 사랑을 못받고 자란 그녀는 늘 행복한 가정을 바랬었다.
비록 지금은 부모님 곁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지만 가끔 전에 T국에서 있었던 일들이 꿈에도 나타나곤 했다.
이번 학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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