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6화
남자는 약간 충격을 받았고 그제야 현재 수현의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비록 그녀는 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지금 초점이 없었고 오로지 그의 그림자를 비췄을 뿐, 그를 보지 못한 것 같았다…….
수현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다. 피비린내가 입안에서 퍼지자 그녀는 눈앞의 사람과 같이 죽으려는 충동이 생겼다.
그들이 그녀를 이토록 핍박한 이상 그녀도 더는 가만있지 하지 않을 것이다. 너 죽고 나 죽고.
수현은 갈수록 세게 물었고 은수는 심지어 여자의 송곳니가 자신의 피부를 뜯고 있는 것을 느꼈으며 통증이 점차 엄습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그는 이런 것들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수현의 무척 불쌍한 모습을 보고 은수는 어쩔 수 없이 다른 한 손을 내밀어 그녀의 눈을 가릴 수밖에 없었다.
“차수현 씨, 정신 좀 차려. 이제 누구도 감히 당신을 다치게 할 수 없으니 이제 그만 물어. 내가 당신 데리고 병원에 갈게.”
수현은 눈앞이 캄캄했고 이때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척 익숙하고 또 무척 그녀를……. 안심시켰다.
은수는 수현의 가늘고 긴 속눈썹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더 이상 발버둥 치지 않았고 그의 목소리에 아무런 저항도 없는 것 같았다.
은수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수현은 점차 조용해졌고, 한사코 벤치를 안고 놓으려 하지 않던 손도 어느새 놓았다.
은수는 얼른 그녀를 안았다.
수현은 지금 온몸이 먼지와 진흙으로 뒤덮였고 무척 지저분해서 원래 깨끗했던 은수의 양복까지 더럽혔다.
그러나 줄곧 심한 결벽증이 있던 남자는 이를 지각하지 못한 듯 자신의 외투를 벗어 수현의 몸에 덮었다.
은수는 수현을 안고 차에 올라 품속의 여자를 조수석에 내려놓고 또 그녀에게 안전벨트를 매 주었다.
수현은 말없이 눈을 감으며 마치 잠든 것 같았다.
은수는 평온해진 그녀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지만 그도 더는 생각할 겨를이 없어 핸드폰으로 의사에게 연락한 뒤 차를 몰고 별장으로 돌아갔다.
사람이 많은 병원으로 가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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