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화
은수는 예린의 말을 듣고 잠시 멈칫했다.
확실히 그랬다. 그는 예린과 결혼하려는 이상, 왜 또 자꾸 그녀를 거절하는 것일까?
예린은 은수가 말을 하지 않자 또 대담하게 다가왔다. 반들반들한 몸은 남자의 가슴에 달라붙었다.
"은수 씨, 만약 정말 나와 결혼하려 한다면 지금 나를 가져요. 난 우리가 결혼한 후에도 당신이 계속 이렇게 나를 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는걸요."
말이 끝나자 예린은 열심히 은수의 몸을 더듬었다. 남자의 옷에 있는 단추는 이미 그녀에 의해 대부분 풀린 상태였고 지금 그녀는 그의 튼튼한 복근을 만지고 있었다. 오직 눈앞에 있는 남자의 몸과 마음을 감동시키기 위해.
하지만 예린은 한참 동안 노력했지만 은수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심지어 이런 예린을 본 그는 싫증이 났다.
은수는 그제야 아주 확신했다. 그는 눈앞의 여자에 대해 충동적인 욕망이 티끌만큼도 없다는 것을.
은수는 예린이 마구 파헤치는 손을 잡으며 곧장 침대에서 일어났다.
"미안해요, 예린 씨."
방금 예린의 말에 은수는 문득 깨달았다. 만약 그녀와 결혼한 후 그녀에게 여자가 느끼는 쾌감을 가져다 줄 수 없고 그녀를 이렇게 내버려 둔다면, 그는 그녀에게 상처 주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은수도 우유부단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일어서서 단추를 채운 다음 또 한쪽의 담요를 들고 예린의 몸에 덮어주었다.
"예린 씨, 방금 나도 마침내 깨닫게 되었어요. 우리 두 사람은 안 맞는 거 같네요. 그래서 나도 당신과 결혼할 수 없어요."
은수가 부드럽게 예린에게 담요를 덮어주었을 때, 그녀는 이 남자가 여전히 자신에게 감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그가 한 말은 마치 청천벽력처럼 그녀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기까지 했다.
"뭐라고요? 은수 씨, 그게 무슨 소리예요? 어떻게 이런 농담을 하는 거죠?"
은수는 애써 취기를 참으며 옷을 천천히 정리한 다음 미안한 눈빛으로 예린을 바라보았다.
"미안해요, 예린 씨. 하지만 지금 내가 당신과 결혼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예린 씨에게 상처를 주는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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