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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장

정라엘은 문득 육지성을 떠올렸다. 그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을 지도 몰랐다. ... 정라엘은 곧장 육지성의 별장을 찾아갔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육지성의 비서가 바쁘게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정라엘은 놀라서 물었다. “지성 씨, 이게 다 뭐예요?” 육지성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라엘아, 방금 우리 아버지께 전화가 왔어. 해외 사업에 문제가 생겨서 당장 돌아가야 한대.” 요즘 육씨 가문은 해외 사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의 회사와 자산 대부분이 해외에 있었고 이번 귀국도 단순한 휴가였다. 하지만 너무 갑자기 떠나는 것 같았다.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걸 보면 혹시 강기준이 무슨 조치를 취한 건 아닐까? 혹시 강기준이 그를 일부러 떠나게 만든 걸까? 육지성이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라엘아, 무슨 일 있어?” 정라엘은 짧게 숨을 들이마시고 고개를 저었다. “별일 아니에요.” 육지성의 시선이 깊어졌다.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라엘아, 내가 널 위해 여기 남아줬으면 좋겠어?” 정라엘은 순간 망설였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면 그는 떠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지성 씨, 난 그런 가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앞으로 나보다 훨씬 좋은 여자를 만나게 될 거예요.” 그 한마디로 모든 걸 정리했다. 육지성도 예상했다는 듯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진심으로 정라엘을 좋아했다. 하지만 그녀는 처음부터 단 한 번도 그를 받아준 적이 없었다. “그래, 라엘아. 그럼 난 갈게.” “내가 공항까지 데려다줄게요.” “괜찮아. 네가 날 배웅하면 더 떠나기 싫어질 것 같아.” 정라엘은 순간적으로 멈춰 섰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잘 가요, 지성 씨.” 육지성은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다 웃었다. 그리고 조용히 그녀를 끌어안았다. “라엘아, 우리 앞으로도 친구야. 언제든 연락해.” “네.” 그는 그녀를 놓아주고 아무런 미련 없이 떠났다. 정라엘은 그가 사라진 방향을 조용히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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