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장
조서우가 길가에 차를 세우자 강기준은 옆에 앉아 있는 노지우에게 냉랭한 시선을 던졌다.
“내려요.”
강기준은 그녀를 차에서 내리라고 했다. 길 한복판에 버리고 가겠다는 뜻이었다.
노지우는 당황했지만 어쩔 수 없이 차에서 내렸다
문을 닫자마자 롤스로이스는 그대로 속도를 높이며 사라졌다.
그녀는 차가 뿜어내는 배기가스를 맞으며 화가 나서 씩씩거렸다.
...
정라엘은 이미 강씨 가문 저택에 도착해 거실 소파에 앉아 황현숙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문이 열리며 바깥의 차가운 공기와 함께 키가 크고 기품 있는 한 남자가 들어섰다.
그를 본 가정부가 공손하게 인사했다.
“도련님 오셨어요?”
강기준은 현관에서 신발을 갈아 신고 긴 다리를 뻗어 거실로 걸어 들어왔다. 그리고 거실에 앉아 있는 정라엘과 눈이 마주쳤다.
그날 보건실에서 마지막으로 본 후 처음이었다. 정라엘은 그때보다 더 야위었고 작고 가녀린 얼굴이 더욱 차분하고 청초해 보였다.
오늘은 학교에서 바로 온 듯한 차림이었다. 하얀 블라우스에 체크무늬 스커트, 그 위에는 야구 점퍼를 걸쳤고 높게 묶은 포니테일이 그녀의 풋풋한 대학생 이미지를 한층 더 부각시켰다.
강기준은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기준아, 왔구나. 어서 저녁 먹자.”
세 사람은 식탁 앞에 앉았다. 황현숙이 상석에 앉고 강기준과 정라엘이 서로 마주 보는 자리였다.
식사가 시작되고 가정부가 강기준에게 따뜻한 국을 한 그릇 내왔다.
그는 한 숟갈 떠먹어 보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할머니, 이거 무슨 국이에요?”
황현숙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남자에게 좋은 보신탕이야. 네 몸 보양하라고 준비했지.”
“...”
“기준아, 저번에 할머니가 한 말 기억하지? 너도 이제 나이가 있으니 얼른 라엘이랑 아이를 가져야지. 그러니까 얼른 국 다 마셔. 오늘 밤 당장 증손주를 보고 싶으니까!”
강기준의 시선이 다시금 정라엘에게 향했다.
정라엘은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할머니,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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