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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장 당신 대체 누구야

오랜만에 고향 집을 찾았다. 동네 주민들은 여전히 친절했고 아담한 이층집도 마음에 쏙 들었다. 그런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몸이 아주 찌뿌둥했다. 난 태어날 때부터 몸이 허약한 데다 며칠 동안 아주 피곤해서 그런지 한번 오른 열이 좀처럼 내리지 않았고 정신마저 흐릿해졌다. 배진욱이 걸어온 전화는 조윤지가 대신 받았다. 배진욱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잘 몰라도 급한 상황임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나고 끝이 보이지 않던 장마가 끝났으나 난 여전히 미열이 있었다. 문정우가 트랙터에 날 태우고 병원으로 향했다. “아프면 병원을 가야지. 그렇게 방치하면 탈 나.” 동네 주민에게서 빌린 두터운 외투를 내 어깨 위로 걸쳐주고 문정우는 날 품에 안았다. 고개를 들어 문정우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자꾸 배진욱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대학교 3학년 시절, 과제 때문에 연속 세 날 밤을 새우다 보니 결국 몸이 이기지 못해 쓰러진 적이 있었다. 흐릿한 시야로 배진욱이 날 안아 들고 병원으로 뛰던 그 모습이 언뜻 기억났다. 급한 마음에 잔뜩 구겨졌던 그 얼굴 말이다. 그래서 손을 들어 그의 턱을 매만지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진욱아, 너 면도해야겠어. 얼굴이 이게 뭐야...” 내 어깨에 둘러진 손이 잠시 멈칫하더니 날 더 꽉 껴안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보이는 얼룩진 천장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자, 턱수염이 삐쭉 나오고, 눈 아래로 다크써클이 축 처진 문정우를 보며 난 지금 상황을 인지할 수 있었다. “선배, 난 어디가 아픈 거래요?” “몸이 허약해져서 열이 내리지 않았던 거래. 연속 세 번 재발하고 싶다면 어디 계속해 보든지.” 문정우는 날 침대 위로 억지로 눕히고 이불을 덮어줬다. 그때 대머리 의사가 들어와 간단한 검진을 하더니 진지한 얼굴로 문정우에게 말했다. “아내가 이미 수술을 두 번이나 했는데 집에서 쉬게 할 수는 없었나요? 옷차림을 보아하니 돈이 부족한 집은 아닌 듯싶은데 아내가 일을 하지 않게 하세요.” 내가 급하게 변명하려는데 문정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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