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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7장 꽃가루 알레르기

놀란 듯한 배진욱의 눈빛에는 약간 기쁨이 섞여 있었다. 너무 오랫동안 함께하다 보니 그의 모든 변화를 눈치챌 수 있었다. 하지만 난 그가 무엇때문에 기뻐하는지 몰랐다. 그를 보지 않으려 고개 돌린 나는 아까 그 질문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느꼈다. 그가 무엇을 하든 나랑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상대방의 배경이 마음에 들었든, 그 서유나가 마음에 들었든 내가 신경 쓸 바가 아니었다. 내가 화제를 돌리려고 하는데 갑자기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는 처음부터 어떤 감정에 있어서 목적성을 띠고 있었던 건 아니에요. 적어도 제 첫사랑은 아니었어요. 그 시절 저는 진지했거든요.” 나지막한 그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슬픔이 담겨 있었다. 나는 입술을 움찔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말이 맞았다. 아직 배씨 가문 도련님이 아니기 전까진 모든 것이 진짜였다. 다만 감정이 변질되어 회복하지 못할 뿐이었다. 이제는 서로 죽고 못 살 지경에 이르렀으니 더 이상 할 말도 없었다. 나는 뒤돌아 그를 쳐다보았는데 그 역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눈빛에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담겨 있었다. “알잖아...” “로아 씨, 괜찮아요?” 갑자기 서유나의 목소리가 배진욱의 말을 끊었다. 우리 둘은 동시에 병실 문 쪽을 바라보았고, 서유나는 배진욱을 보고 멈칫하더니 이내 미소를 지었다. “진욱 씨가 왜 회사에 없냐 했더니, 로아 씨 보러 온 거군요. 저한테 말씀하시지 그러셨어요. 같이 오면 좋았을 텐데.” 서유나는 자신과 같이 열정적이고 자유로워 보이는 장미꽃을 한 다발 안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가까이 오기도 전에 배진욱은 이미 일어나 그녀를 막았다. “이럴 때일수록 꽃가루 알레르기에 예민할 수 있어서 밖에 두는 것이 좋겠어. 이러다 또 아플 수도 있으니까.” 꽃다발을 안고 있던 서유나는 멈칫하면서 표정이 확연히 어색해졌다. 하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이며 순순히 꽃을 문밖에 두었다. “로아 씨, 죄송해요.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줄 몰랐어요. 진욱 씨는 역시나 세심하네요.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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