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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장 실족사

걱정 때문인지 나는 밤새 잠을 설쳤다. 심지어 꿈도 아리송해 어떤 내용이었던지 기억나지 않았다. 다만 깨어났을 때 온몸이 식은땀에 젖어 있었다. 핸드폰을 확인했더니 안민혁이 보낸 카톡 문자가 도착해 있었다. [가족은 괜찮아. 걱정하지 마.] 고작 몇 글자였지만 그쪽에 일이 터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다만 안민혁은 내가 그걸 알기를 원하지 않는 듯했다. 내 추측을 떠올리자 나는 얼른 안소연이 무사한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러다 마침 화장실에서 나오는 안소연과 마주쳤다. “좋은 아침. 안색이 왜 그래?” 안소연은 잠이 덜 깼는지 하품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나도 마음이 놓였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안소연더러 더 자라고 하고는 아침 준비를 하러 주방으로 향했다. 이후 출근할 때까지 나는 반쯤 넋이 나가 있었다. 제니에게 집에 잘 도착했는지 물으려고 전화를 하려 했으나 경찰이 갑자기 회사로 찾아왔다. 그저 실종된 줄만 알았던 레노가 죽었다는 거다. “레노 씨 시신은 오늘 새벽에 발견됐어요. 실족사인 것 같아요. 하지만 레노 씨가 회삿돈을 가져갔다고 하니 개인 소지품은 저희가 가져가겠습니다. 회계사는 걱정스러운 듯 경찰을 바라봤다. “은행에 가서 확인해 볼 수는 없나요? 그렇게 많은 돈을 설마하니 모두 현금으로 바꿨겠어요? 회사에 유동자금이 필요한 프로젝트가 많은데 조사 속도 좀 올려줄 수 없을까요?” 다만 경찰은 무뚝뚝한 얼굴로 아직 조사 중이라 확인된 바가 없다고 대답했다. 게다가 레노의 계좌에는 이미 돈이 없었다. 그 말을 들은 동료들은 모두 걱정하기 시작했다. “회삿돈을 가져가자마자 죽은 걸 봐서 타살이 아닐까요?” “회사에 돈이 없는데 프로젝트는 어떡해요?” “회사가 우리를 나 몰라라 하는 건 아니겠죠? 경찰이 그 돈 찾아주겠죠?” “제니 씨도 오늘 출근 안 했던데 설마 제니 씨는 아니겠죠?” 누군가 갑자기 제니를 언급하자 경찰도 예리하게 이상함을 눈치챘다. 내가 얼른 제니 집에 일이 있어 고향으로 내려가려고 휴가를 냈다고 설명했지만 경찰은 아마 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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