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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장 강희주가 아니야

유선영은 멈칫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고채영은 나에게 다정한 미소를 보내고 뒤돌아 차에 올랐다. 유선영은 그렇게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리고 내가 발걸음을 옮기려 하자 바로 나를 불러세웠다. “희주 씨, 어떻게 된 거예요? 고 팀장님이 어떻게 희주 씨를 몰라보는 거죠?”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난감한 표정으로 유선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선영 씨, 세상에 닮은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제가 강희주 씨가 아닐 거라는 생각은 안 해보신 건가요?” “희주 씨가 아니라고요?” 유선영은 인상을 쓰며 나를 바라봤고 바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그럴 리가 없어요. 희주 씨가 맞아요. 분명해요.” “그래서 가족과 친구들은 못 알아보는 저를 선영 씨가 알아봤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이참에 나는 조금 더 장난을 쳐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유선영은 내가 강희주라고 확신했고 나도 굳이 반박하거나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내가 강희주가 아니라면? 내가 정말 로아였다면? “선영 씨가 착각했다고, 오빠도 착각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나요? 그래서 오빠가 나한테 이렇게 잘해준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나요?” “혹은 내가 평행공간 속 다른 강희주, 로아일지도 모르잖아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놓으며 점점 일그러지는 유선영의 표정을 보고 나는 만족스러운 웃음으로 차에 올랐다. 유선영이 바보도 아니고 내 말을 그대로 믿을 리 없다. 하지만 만약 내가 정말 강희주가 아니라면? 유선영은 이걸 내 약점이라 생각하고 안민혁에게 알리지 않을까? 사실 나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유씨 가문이 계속 번창하지 못한 것도 가문을 이끌어갈 유능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원래는 유선영이 야망 있고 능력도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유선영 역시 유씨 가문을 일으키지 못하고 결국은 정력 결혼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돼버렸다. 호텔로 돌아와 시간을 확인하고 나는 장승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쯤 장승희는 방금 오후 업무를 시작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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