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5장 일을 키우다
안민혁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디오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회사 앞에 있던 기자들을 모두 쫓아냈으니 이제 회사에 와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다시 변장했다. 이번에는 짧은 가발로 갈아썼다.
그 순간 예전에 여러 개의 가발을 구매해 둔 나 자신에게 무척 감사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손쉽게 변장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물론 여전히 선글라스와 마스크는 착용한 상태였다.
회사를 찾아가니 사무실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사람들은 전부 풀이 죽은 얼굴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힘들게 따낸 대형 프로젝트가 결국 중단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대학을 갓 졸업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며칠 동안 잠도 못 잤을 것이다.
사무실에 들어선 나를 본 직원들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나의 후배가 제일 먼저 나를 알아봤다.
“로아 선배님? 레노 팀장님 맞죠?”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배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선배님이 안 오면 우리 정말 끝장날 뻔했어요. 지금 모든 자료를 다시 심사해야 한다는데 어떡하죠? 이 자료들은 전부 우리가 설계한 건데 단지 인터넷의 의심만으로 다시 심사해야 한다니 너무 억울해요.”
다른 직원들도 비슷한 표정으로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우리 이렇게 열심히 야근하면서 완성했는데 왜 인정받지 못하죠?”
“증거도 없으면서 우리 프로젝트를 왜 멈추는 거예요?”
“로아 선배님, 이제 어떻게 해야 해요? 정말 이대로 멈춰야 하나요?”
나는 그들을 몇 마디로 진정시킨 뒤 디오의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바닥에 온갖 서류가 흩어져 있었다.
디오가 방금 화를 낸 것이 분명했다.
내가 들어가자 디오는 고개를 들었다.
“왔어요? 미안해요, 좀 어지럽죠?”
“위에서는 뭐라고 해요? 내가 뭘 하면 되겠어요?”
나는 차분하게 바닥의 서류를 주워서 정리한 뒤 항목별로 나눠 책상 위에 깔끔하게 놓았다.
디오는 그런 나를 조용히 바라볼 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관련 부서에서 온 공문을 보고 나는 왜 디오가 화가 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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