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0장 철벽남
나를 비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나는 사실 한 것도 없었다.
유선영이 사람을 데리고 사무실을 벗어나지 않았다면 안민혁이 나를 데리러 돌아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충분히 기다렸다가 고채영이 떠난 후에 함께 나갔어도 되었는데 말이다.
나는 그녀가 나한테 본때를 보여주고 싶어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라이벌 구도라 나를 괴롭힐 수만 있다면 기분이 좋은 모양이었다.
나는 무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볼 뿐이다.
“선영 씨, 내릴 때도 되었잖아요. 얼른 돌아가서 쉬셔야죠.”
뻔히 내쫓는 말에도 알아듣지 못하는 척할 수 없었다.
안민혁이 이곳에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했을 때 그 말뜻을 알아듣지 못했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오히려 의자에 기대어 앉는 것이다.
“강희주. 로아? 당신이 누구든 혁이랑 불가능하다는 거 알잖아요. 왜 잡지 못해서 안달인데요?”
나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죄송한데 저는 잡은 적 없어요.”
유선형은 갑자기 예리한 목소리로 변하더니 악독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없다고요? 그러면 혁이한테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면 저를 버렸을 수가 있겠어요? 저야말로 혁이 약혼녀이자 나중에 안씨 가문 안주인이 될 사람이라고요. 저를 왜 버렸겠어요. 모두 다 당신 때문이 아니겠어요? 수작이 많은 당신이 정말 역겹네요.”
그녀와 말 섞기 싫은 나는 눈을 감고 있었다.
이런 사람이랑 말을 섞어봤자 싸울 일밖에 없었다.
지금의 유선영은 그때의 최지연처럼 집착이 장난 아녔다.
이런 사람한테는 설명할수록 변명처럼 들렸다.
내가 안민혁한테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고 말해도 믿어줄 사람이 아니었다.
어차피 자기가 알아서 이해할 바에 설명하지 않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왜요? 할 말이 없어요? 일부러 연락해서 데리러 와달라고 한 거잖아요. 어린애도 아니고, 혼자 알아서 회사를 떠나면 안 돼요? 희주 씨, 저야말로...”
“민혁 오빠의 약혼녀이자 나중에 안씨 가문 안주인이 될 사람이라고요? 알고 있어요.”
나는 나지막하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
“저는 내일 오전이면 떠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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