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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장 출연료

안소연은 디오를 째려보더니 계속 모른 척 잡아뗐다. 그런 안소연의 태도에도 디오는 화를 내지 않고 흥미로운 듯 단상을 바라봤다. “이렇게 중요한 자리, 아니지... 이렇게 자기를 내세울 수 있는 자리에 안 나오다니. 켕기긴 한가 보네요. 로아 씨, 손효정이 어떤 이유로 안 나왔어요?”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디오의 알 수 없는 표정과 딱 맞닥뜨리고 말았다. “열난다고요.” “열이요?” 디오는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저었다. “열나는 게 가장 고통스럽긴 하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하고, 심지어 말도 안 나올 수 있잖아요. 그런데 열나는 사람이 과연 쇼핑할 수는 있을까요?” 디오는 핸드폰을 꺼내 손효정한테 전화했다. 나와 안소연은 눈이 휘둥그레서 그를 바라봤다. “효정 씨, 오늘 왜 강좌 들으러 나오지 않았어요?” “콜록, 콜록... 디오 씨, 죄송해요. 제가 열이 나서 몸이 안 좋아요.” “아, 아쉽네요. 강좌가 지루해서 효정 씨랑 쇼핑하려고 했는데. 루이비통에 신상 백과 쥬얼리가 나왔거든요.” 디오의 말에 손효정의 목소리는 바로 활력을 되찾았다. “정말요?” “당연하죠. 내가 언제 효정 씨 속인 적 있어요? 그런데 아프다고 하니 아쉽네요. 다음번에 신상 들어오면 그때 가야겠어요.” 디오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없는 말을 지어내며 우리에게 윙크까지 날렸다. 이토록 뛰어난 그의 연기에 나는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놀랍기도 했다. ‘보아하니 다 아나 보네.’ 손효정은 한참 망설이면서 여전히 몸이 안 좋다고 둘러댔다. 그러다가 지난번 디오가 루이비통 넥타이를 사려고 했던 게 떠올랐는지 선물을 해주고 싶다며 말을 바꾸었다. 안소연은 옆에서 중얼거렸다. “싼 것만 골라 사네.” 내가 옆에서 발을 툭 차자 안소연은 이내 입을 다물었다. 평범한 직장인이 루이비통에서 뭐가 가장 싼 지 어떻게 알까? 하지만 디오는 크게 감동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효정 씨, 정말 스윗하네요. 그걸 기억하고 있었어요? 만약 너무 아픈 게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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