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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장 평온하지 않은 하루

나와 안소연은 거의 뛰다시피 하며 식당을 빠져나왔다. 택시에 올라타서도 안소연은 한참 동안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디오가 정말 날 알아본 걸까? 어쩜 저렇게 집요하게 쫓아와?” “그럴 리 없어. 에덴국 사람들 눈엔 우리 같은 외국인은 다 비슷하게 생겼겠지.” 나는 그녀를 안심시키려고 했지만 속으로는 불안감이 가득했다. 디오가 안소연을 알아보는 건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손효정이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는 도무지 짐작할 수 없었다. 왠지 그녀의 등장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누군가 에덴국에서 안씨 가문의 회사에 혼란을 주려는 것 같았다. 집에 도착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여전히 편치 않았다. 안소연이 샤워를 하러 간 사이 나는 안민혁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다. 예상치 못하게 그는 아직 사무실에서 야근 중이었다. “프로젝트가 많이 복잡해? 아직도 야근이야?” 이미 밤 11시가 가까웠으니 꽤 늦은 시간이었다. 안민혁은 손으로 관자놀이를 지그시 누르며 피곤한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늦게 무슨 일이야?” 그의 얼굴만 봐도 일이 얼마나 고된지 짐작할 수 있었다. 더 캐물어봤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 대신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손효정이라는 여자가 안씨 가문에 대해 굉장히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게다가 오빠가 에덴국에 자주 오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고 있더라고.” “그리고 오늘 그 여자가 한 말을 들어보니, 오빠네 친가 쪽이나 외가 쪽과 관계가 깊은 손씨 가문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커 보여.” 나는 머리를 짚으며 그동안 알게 된 손씨 성을 가진 사람들을 떠올려 봤지만 손효정 같은 사람은 기억나지 않았다. 안민혁은 진지하게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두 가문이 교류하는 집안은 몇몇 정해져 있어. 그중에 손씨 성을 가진 사람은 없어.” “하지만 집안의 방계 친척들까지 생각하면 또 다를 수 있지. 내가 사람을 시켜 확인해 볼게.” “응.”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더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 역시 잠시 말이 없었다. 우리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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