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3장 망했다
동하린이 전화를 걸어왔을 때, 나는 이미 아파트에 돌아와 있었다.
“로아 씨, 대체 무슨 일이에요? 어떻게 로아 씨가 해고될 수 있죠?”
“인사팀 쪽에 물어봤는데 아직 소식을 못 받았다고 하던데요? 좀만 지나면 저랑 안 대표님도 돌아갈 거예요. 잠깐 기다려주세요.”
그는 누가 듣기라도 할까 봐 목소리를 낮추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나는 관자놀이를 꾹 누르면서 대답했다.
“상사한테 해고당했어요.”
“오빠한테는 말하지 마요. 제가 직접 처리할 거라서요.”
“진짜요? 다시 일하러 돌아오지 않을 건가요?”
동하린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안민혁이 동하린한테 나를 잘 챙기라고 부탁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내가 이런 일에 휘말린 걸 알게 되면 안민혁은 제일 먼저 동하린부터 혼낼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었다. 싸우다가 졌다고 해도 그에게 고자질하고 싶지 않았다.
“동 비서님, 걱정하지 마요. 일은 계속할 거예요. 우리 부서 사람들이 저한테 사과하러 온다면 말이죠.”
레노는 나를 너무 과대평가한 듯했다. 내가 며칠 만에 프로젝트 기획안과 디자인을 끝낼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내 디자인은 절반도 완성되지 않았고 큰 틀조차 제대로 잡지 않았다.
그는 내 몸 상태가 어떤지 잘 몰랐다. 평소에 내가 야근을 하는 것도 그의 성과를 뺏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들이 내 디자인을 마저 완성할 수 없을 거라고 확신했기에 짐과 노트북을 챙기고 근처 도시로 떠나 휴가를 보냈다.
한 사람의 인생은 원래 그렇게 오랜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내 인생은 남들보다 더 짧았다. 고생만 하다가 끝낼 수는 없었다.
나는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며 시간이 날 때마다 내 디자인을 계속 고쳐나갔다.
내 예상대로 며칠이 지나지 않아 레노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연락처를 차단해 버렸다. 디자인에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음대로 디자인을 바꿀 수도 없었다. 에드워드와 협상할 때 사용했던 건 내 디자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와서 다른 디자인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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