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8장 손맛
안민혁이 나에게 다가오려고 할 때 소성진이 그를 밀치고 먼저 다가왔다.
소성진은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안경도 바꿨지만 나는 한눈에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니 나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기분이었다.
소성진은 나를 아래 우로 훑어보더니 코웃음을 치며 물었다.
“축하해요. 염라대왕은 만나고 왔나요?”
소성진의 말에 웃음이 나왔지만 조금만 움직여도 상처가 아파서 표정이 일그러졌다.
“알았어요. 일단 말하지 마요. 상처가 크니 함부로 움직이면 안 돼요.”
안민혁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고 나는 그가 뭘 동정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나는 이번 수술에서 유방을 절제했다.
한 여자에게 유방이 없다는 건 참으로 비통하고 잔인한 일이다.
전에는 내 나이가 아직 젊고 암세포가 별로 전이되지 않아 부분 수술만 진행했다.
하지만 세 번이나 재발하고 나니 도무지 다른 방법이 없었다.
소성진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괜찮아요. 그렇게 나약하지는 않아요. 염라대왕도 자꾸 눈앞에서 알짱거리는 게 짜증 났겠죠.”
“이제 몸 관리만 잘하면 십몇 년은 거뜬해요. 앞으로 우리 아이도 봐줘야 하는걸요.”
“이번에 나한테 큰 신세를 졌으니 앞으로 아이 학습지도는 희주 씨 담당이에요.”
소성진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지만 나는 웃음이 나왔다.
이번에는 정말 진심으로 나오는 웃음이었다. 그러자 소성진도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방금 큰 수술을 마쳤기에 아직 많이 허약해서 말하지 못했다.
그리고 며칠 더 쉬고 나니 이젠 조금씩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안민혁은 손수 요리해서 하루 세 끼 꼬박꼬박 음식을 병원으로 날랐다.
그리고 소성진은 행여나 안민혁이 나한테 함부로 먹일까 봐 끼니마다 와서 감시 아닌 감시를 했다.
안민혁이 세 번째 새우를 발라서 나에게 건넸을 때, 소성진은 드디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안 대표님, 방금 큰 수술을 마쳐서 새우는 하루에 최대 세 개까지 섭취할 수 있습니다.”
“그럼 남은 새우는 어쩔 수 없이 제가 대신 처리해야겠네요. 희주 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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