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5장 기적
국내의 일들은 내 장례식을 끝으로 잠잠해진 것 같았다.
모든 사람은 다시 분주한 원래의 생활패턴으로 돌아갔고 배진욱도 더는 절절한 사랑 연기를 하지 않았다.
장승희는 가끔 나한테 연락해서 재연 그룹의 일들에 대해 하소연했다.
배진수를 지지하는 주주들의 지분 대부분을 배진욱이 사들였고 재연 그룹의 지분 분포는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모든 게 배진욱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왕년에 배진욱의 부모님도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다만 결국은 배성후가 그 지분을 다시 가져갔다.
보통 자식은 부모님 재산을 최우선으로 상속받으니 그 지분에는 배진욱의 몫도 있었다.
배성후가 다시 배진욱을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인지, 아니면 여론의 압력을 이기지 못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결국은 지분 일부를 배진욱에게 양도했다.
그리고 배진욱이 나에게 양도했던 1%의 지분도 다시 배진욱에게 돌아갔다.
장승희는 내 의뢰인으로 지분 양도 서류를 제출하면서 화를 참지 못하고 큰 소리로 말했다.
“줬던 지분을 다시 가져간다고? 정말 뻔뻔하기 짝이 없네.”
“너희가 아직 재결합을 한 게 아니니 지분을 못 주겠다고 하는 거야! 네가 분명 서류에 사인도 했는데!”
“정말 철면피야. 전에는 왜 배진욱이 이런 인간인 줄 몰랐던 거지?”
장승희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졌고 아무리 말해도 분이 풀리지 않는 것 같았다.
반면 나는 생각보다 담담했다. 처음부터 배진욱은 나에게 지분을 양도하는 걸 별로 내키지 않아 했다.
그리고 내가 서류에 사인을 한 것도 배진욱을 안심시키기 위해서였다.
배진욱은 쉽게 사람을 믿지 않았다. 내가 사인을 하지 않으면 분명 다른 속셈이 있다고 나를 의심할 것이다.
더는 배진욱을 사랑하지도 않는데 이 정도 이득도 보지 못한다면 나도 계속 배진욱과 함께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나도 배진욱의 지분을 갖고 싶었다.
배씨 가문 사람들은 다 그런 식이다. 절대 권력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않는다.
배성후도 그렇고 배진욱도 그렇다.
하지만 배진욱이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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