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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장 잘살아

한 시간가량이 지나고 나서야 다시 문정우의 전화가 걸려 왔다. “경찰이 출동했어. 네 장례식 참 다사다난했어...” “나였으면 가만히 있지 못했을 텐데 그래도 차분하네.” 나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저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어요. 선배가 제 모습을 못 봐서 그래요.” 나와 문정우 모두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선배, 그쪽은 잘 정리되었나요?” “응. 경찰이 오긴 했는데 양쪽 모두 뭐라 하지는 못하고 타이르기만 했어. 언니분이... 대단하시더라고.” 문정우가 말하지 않아도 나는 강유정의 분노를 예상할 수 있었다. 강유정은 장례식 전에도 내 죽음을 이유로 배진욱을 찾아갔었다. 그때도 나는 꽤 걱정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배진욱은 강유정을 난감하게 하지 않았고 강산 그룹도 잘 운영되고 있었다. 하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알 것이다. 내가 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배진욱이 내 가족을 건드린다면 이런저런 말이 나올 게 뻔했다. 강유정은 배진욱에게만 화난 게 아니라 안민혁의 행동에도 단단히 화가 났다. 어쨌든 장례식장에서 주먹질하고 소란을 피우는 건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그런 것에 별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배진욱의 가식적인 연기가 역겨웠을 뿐이다. “참, 승희가 네 카톡을 추가한다고 했어. 아직 처리할 일들이 많아.” 문정우의 말에 나는 그때 모든 권한을 장승희한테 일임한 게 생각났다. 조금은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때 내 상황으로 봤을 때 유언장을 남기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바로 장승희에게 연락해서 카톡을 추가했다. 동영상으로 내 얼굴을 본 장승희는 바로 눈물을 터뜨렸다. “희주야, 넌 내 마음 모를 거야. 장례식장에서 정말 네가 죽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다들 울고 있는데 나도 정말 참을 수가 없었어. 네가 나한테 거짓말을 한 건 아닐지 생각했어.” 장승희는 말하면서도 쏟아져 나오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나도 장승희에게 미안한 마음에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듣고 있었다. 이렇게 큰일을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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