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7장 납치
눈을 뜨자 보이는 철판으로 둘러싸인 벽에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돌맹이들... 나는 순간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저번에 유시은이 나를 납치한 곳이 봉쇄되지 않고 아직 남아있다니.
아니면 여기에 돌멩이들이 너무 많아서 아예 채석장 전체를 봉쇄한 건가?
나는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조금도 힘을 줄 수 없었다.
그때 어두운 구석에 앉아 있던 방재욱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깼어요? 암 환자들은 신진대사가 빠르다던데. 정말인가 보네요.”
“벌써 깨어나다니. 그래도 내가 운전이 빨라서 다행이에요.”
“지금 많이 허약하죠? 내가 굳이 묶지 않아도 도망가지는 못할 거예요.”
방재욱 말이 맞다. 난 지금 도망가기는커녕 혼자 일어나기도 버거운 상태다.
방재욱은 손에 반쯤 남은 맥주병을 들고 있었고 이미 한동안 마시고 있던 것 같았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들어 방재욱을 바라봤다.
경찰의 신분으로 감히 납치를 감행하다니, 미리 빠져나갈 방법을 생각해 두었겠지.
아니면 더는 살고 싶지 않아 막무가내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유시은을 죽게 만든 건 나뿐만이 아니다. 배진욱의 잘못도 분명히 있다.
방재욱은 내 앞으로 와서 내 턱을 들며 하찮은 웃음을 지었다.
“시은이는 강희주 씨와 하나도 안 닮았는데. 배진욱 그 자식은 왜 시은이를 강희주 씨 대역으로 했던 걸까요?”
“시은이는 이미 충분히 불쌍한 아이인데. 왜 꼭 죽여야만 했나요?”
“방 형사님, 제가 죽인 게 아니에요.”
유시은의 죽음이 나와 연관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유시은이 나를 납치했기 때문이다.
유시은이 나를 죽이려 하지 않았다면 경찰도 유시은을 해치지 않았을 것이다.
방재욱이 눈썹을 올리며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 당신 때문이에요.”
“강희주 씨만 없었다면 시은이는 배진욱 내연녀가 될 일도 없었어요. 강희주 씨를 질투해서 납치까지 하는 일은 더더욱 없었겠죠. 그러니까 이건 모두 강희주 씨 때문이에요.”
방재욱의 이상한 논리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정말 그 머리로 어떻게 경찰이 된 건지 이해할 수 없을 지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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