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8장 주민등록
배진수의 계획은 나를 설레게 했다. 배진욱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않는 이상 외국으로 나가는 것조차 어려웠지만 배진욱을 떠나 내 기분이 좋아지면 몇 년 더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지금 나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큰 곤혹을 치르고 있었다.
예전 같았으면 절대 배진수와 손잡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쪼잔하고 견식이 좁았기에 팀장 자리는 얼추 맞을지 몰라도 재연 그룹의 대표 자리에 오를 만큼 큰 그릇이 아니었지만 나는 그런 것 따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아무리 고민해도 이 계획이 쓸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진수는 그저 계기가 필요했기에 내가 진짜로 죽든 가짜로 죽든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나는 혼자서는 절대 배진수와 손잡을 수 없어 조수가 필요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줄까 봐 걱정했다. 도망가고 싶은 건 맞아도 다른 사람에게 절대 알려서는 안 되었다. 주변 사람이 알게 되면 일을 그르치게 될지도 모른다.
고채영과 소유진은 비밀을 숨길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고 소성진도 결국 성화에 못 이겨 강유정에게 실토할지 모른다. 그렇게 고민, 또 고민한 끝에 나는 문정우와 장승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스턴국 프로젝트가 아직 진행되고 있으니 내가 그들에게 연락한다 해도 이상할 건 없었지만 내 계획을 들은 장승희가 적잖게 당황했다.
“강희주, 소설 너무 많이 봤지? 죽은 척한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의학 기술이 얼마나 발달했는데 절대 못 속여.”
장승희는 내 손을 꼭 잡고 연신 고개를 저었다.
“배씨 가문에 쓸만한 사람이 어딨다고 배진수를 믿어. 미쳤어? 죽은 척하는 데 성공했다고 쳐. 주민등록은 어떻게 할 거야? 주민등록증 없이는 뭘 하든 불편할 거야.”
장승희는 주민등록증이 없으면 어떤 불편함을 겪을지 자세히 설명해 줬고 불시 검문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관련 부서에서 일해본 적 있는 사람이라 말끝마다 국가 규정을 붙였다.
나는 그런 장승희를 보며 손을 다독였다.
“그래서 정우 선배를 찾은 거 아니야.”
문씨 가문도 능력이 괜찮은 편이었기에 가짜 주민등록증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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