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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장 타협

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뭐라고 반박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배진욱은 이제 정말 대단한 사람이 되었다. 예전에는 말로 나를 이기지 못하던 그가 이제는 달랐다. 마음만 먹으면 배진욱이 뭐든지 해낼 수 있다는 걸 나는 뼈저리게 느꼈다. 과거에는 그가 나를 사랑했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반박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배진욱의 눈빛은 여전히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는 독이 배어 있었다. 내가 그의 요구를 거절하면 어떤 결과가 올지 뻔히 알 수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가만두지 않을 게 분명했다. 그는 가볍게 웃으며 나를 품에 안았다. “강희주, 너 정말 많이 말랐다. 왜 이렇게까지 야윈 거야?” “우리 결혼이 행복하지 못했던 건 내가 보상해줄게. 하지만 너도 강유정 씨를 이렇게 만들고 싶진 않잖아. 그렇지?” “강유정 씨는 너를 위해 많은 걸 희생했어. 그 사람에게도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주고 싶지 않아?” “그리고 소 교수님도 너를 위해 정말 많은 걸 했어. 소씨 가문 병원에서는 너 항상 VIP 병실을 쓰고 있잖아. 그들에게도 평범한 일상을 돌려주고 싶지 않아?” 나는 배진욱의 품에 안긴 채 몸이 완전히 굳어버렸다. 그가 무슨 말을 더하고 있었는지 이미 들리지 않았다. 아니, 듣고 싶지도 않았다. 발버둥 치고 싶지도 않아 나는 눈을 감았다. 배진욱은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까지 철저히 계산에 넣었지만 지금의 나는 그 어떤 것도 걸어놓을 게 없었다. 한때 나는 배진욱을 사랑하는 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나를 배신했다. 그리고 이제는 그를 신경 쓰지 않지만 강유정과 내 동료들, 친구들은 놓아줄 수 없었다. 내 몸은 날로 쇠약해지고 있었다. 그가 말한 대로 나에게 가장 부족한 건 시간이었다. ‘내가 죽은 뒤에도 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일만은 절대 있을 수 없어.’ 눈물이 한 방울씩 떨어졌고 나는 입을 벌려 간신히 숨을 들이쉬었다. 그러자 배진욱은 나를 풀어주며 눈물을 닦아주었다. “넌 여전히 이렇게 잘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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