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8장 협력
배진욱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강희주, 너랑 나랑 협력하는데도 조건이 필요하다고? 뭐가 필요한 건데?”
“우린 원래 재혼하려던 사이였잖아. 애초에 이혼하지 말았어야 했어!”
배진욱이 어째서 내가 아무 조건 없이 그를 도울 거라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것도 강유정을 이용하고 나까지도 철저히 계산에 넣은 뒤인데 말이다.
나는 깊게 한숨을 내쉬며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배진욱, 조건이 생각나면 다시 말해. 지금은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으니까.”
“내 시간이 얼마나 비싼지 잘 알잖아.”
곧 자리에서 일어서자 배진욱은 서둘러 내 팔을 붙잡았다.
“미안해. 방금은 내가 기분이 좀 안 좋았어. 그런 뜻은 아니었어.”
그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다. 마치 예전처럼 나를 달래려는 것 같았다.
나는 배진욱이 지금 나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강희주, 지금 내 상황이 어떤지 너도 잘 알잖아. 모레 있을 발표회에 꼭 참석해 줘.”
“너만 참석하면 모든 소문이 사라지고 모든 일이 제자리로 돌아갈 거야. 정말이야.”
부드러운 눈빛으로 배진욱이 나를 바라봐주었지만 나는 오히려 소름이 돋았다.
“미안하지만 발표회에는 안 나갈 거야.”
내가 참석한다면 재연 그룹은 명성을 회복하고 배진욱의 이미지는 좋은 남편으로 포장될 것이다.
반면 나는 아이를 빼앗고 친구의 새 출발을 망친 사람으로 비칠 뿐이었다.
게다가 나는 재혼 따위는 조금도 하고 싶지 않았다.
“배진욱, 우리 사이는 이미 끝났다는 거 너도 알잖아.”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듯 내 목소리는 담담했다.
하지만 배진욱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아니야. 우린 원래 함께할 사람이었어.”
“네가 나를 위해 얼마나 많은 걸 희생했는데 내가 널 모른 척할 순 없어.”
“우리에게는 이제 아이도 있잖아. 내가 재연 그룹을 완전히 장악하면 그 누구도 우리를 건드릴 수 없을 거야. 그런데 왜 거절하는 거야?”
배진욱의 눈빛은 내가 자신을 버렸다는 듯이 상처받은 눈빛이었다.
그러다 이내 그는 다시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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