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4장 일단 국내로
연달아 사건이 터지면서 머릿속이 하얘지고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상태였다.
소유진이 몇 번이나 쉬라고 권했지만 도저히 쉴 여유가 없었다.
회사의 일이 꽤 복잡한 상황으로 보였고 민경석도 몰래 연락해 모두가 버티기 힘들어하고 있으니 빨리 돌아올 수 없냐고 물었다.
그들이 이런 부탁을 해올 정도라면 정말 절박한 상황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비행기에 오르기 전 강유정은 내게 돌아가면 꼭 건강 검진을 받으라고 몇 번이나 당부했다.
하지만 나는 이미 기력이 다해 겨우 그녀에게 몸조심하라고 말할 뿐이었다.
우리는 서로 각자 힘든 상황이면서도 상대를 위해 뭔가를 해주고 싶어 하고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 로비로 나가자 안민혁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게 보였다.
소유진은 무언가 말하려다 결국 입을 다물었다.
차에 올라타자 안민혁이 서류를 건네며 말했다.
“재연 그룹이 꽤나 꼼수를 부렸지만 법적으로 문제는 없어.”
서류 내용을 읽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배진욱은 대단히 교묘한 상대였다.
모든 합법적인 방법을 동원했고 작은 작업실에 불과했던 내 회사는 계약 위반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었다.
계약서 하나하나가 함정투성이로 겉보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온갖 문제가 숨어 있었다.
“내가 뭘 하면 돼?”
운전 중인 안민혁은 별다른 표정 변화도 없이 담담히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 속에서는 나에 대한 걱정이 느껴졌다.
그러자 소유진이 의미심장하게 나를 바라봤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회사는 내가 처리할게. 배진욱이 원하는 게 뭔지 알아. 우리 회사를 망하게 하려는 게 아니라 협박용으로 이용하려는 거야.”
‘배진욱이 가장 두려운 건 서로 끝장을 보는 상황이겠지. 내가 배진수와 동시에 배진욱을 몰아붙인다면 배진욱도 편할 리 없을 거야.’
내 말을 듣고 안민혁은 더 이상 도와주겠다고 고집하지 않았다.
“강유호 씨 일도 알아봤어. 누군가 강유호 씨의 10억 빚을 갚아줘서 일단 국내로 돌아온 상태야.”
“다만 상대 쪽에서 계속 강유호 씨를 따라다니고 있는 탓에 국내에서는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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