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장 잘 협력하세요

문정우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 배진욱이 뚫어지는 눈길로 그를 쳐다보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강 팀장님 디자인 실력이 마음에 드셨나 보네요. 역시 문 팀장님이십니다. 그렇다면 강희주 씨, 잘해보세요. 무슨 일이 있으면 회사에서 직접 소통하세요. 문제 있을 때, 처리하기 쉽잖아요.” 마지막 말은 다른 뜻으로 한 얘기였지만 나는 못 알아들은 척했다. “배 대표님 말이 맞아요. 선배, 그럼 시간 낭비하지 말고 일단 일부터 해요. 누군가의 실수로 인해 신현 그룹 분들을 오래 기다리게 했으니 말이에요.” 유시은이 배진욱의 옷소매를 잡아당겼다. “대표님, 이 프로젝트는 저도 참여하기로 했잖아요.” 나도 유시은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프로젝트의 성과금은 둘째 치고 신현 그룹과 협력했다는 사실만으로 그녀가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을 늘어놓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나는 유시은에게 그런 기회를 줄 생각이 없었다. “죄송하지만 이 프로젝트에 더 높은 분의 참여는 필요 없습니다. 그러니 비서진은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닌가요? 더군다나 아직 정규직도 아니잖아요?” 유시은은 아직 정규직도 아닌 인턴 신분이었는데 이렇게 중요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권리도 없었다. 유시은은 나를 노려보고는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제가 컨택한 거예요. 지 팀장님께서...” “지성우요? 죄송합니다. 지 팀장님은 현재 회사 내부 조사를 받고 있어서 이 프로젝트를 담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문정우가 담담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이런 경제 사건은 연루되는 범위가 넓을 텐데, 유 비서님께서도 지 팀장님과 사이가 좋으셨나요?” 범행에 관한 이야기를 듣자 유시은은 뭐라 하려다가 얼른 배진욱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진욱 씨...” “배 대표님, 곧 회의 시작할 건데 비서님이랑 함께 들으실 건가요? 아니면 억지로 밀어붙일 작성이세요?” 이미 자리에 앉은 문정우를 따라 그의 팀원들도 컴퓨터를 꺼내 회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몇 번 입을 달싹이던 배진욱이 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