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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장 협력

할아버지의 경고 때문인지 배진욱은 요즘 많이 조용해졌다. 회사에서 마주치더라도 그냥 지나쳤다. 배진욱이 나를 귀찮게 하지 않을 거로 생각하던 그때, 오히려 유시은이 나에게 큰 폐를 끼쳤다. 신현 그룹에서 손님이 왔지만 유시은은 나에게 말하지 않고 손님들을 회의실에 안내하고는 별다른 리액션을 취하지 않았다. 내가 문정우의 카톡을 받았을 때, 그와 그의 팀은 이미 회사에 도착한 지 한 시간이 넘은 시점이었다. 나는 얼른 회의실로 달려갔다. “선배, 신현 그룹 사람이었어요? 죄송합니다. 동료가 신현 그룹에서 손님이 왔다는 얘기를 전해주지 않아서요. 진작 카톡을 보내셨으면 바로 왔을 텐데요.” 문정우가 일행들 사이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나는 그의 직위가 낮지 않음을 직감했다. 문정우가 프로젝트를 담당하면 적어도 지성우보다 훨씬 쉽게 해결할 수 있겠다는 기쁜 마음이 들었다. 옆에 있던 한 여자가 나를 아니꼽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지각한 주제에 바로 지인 사이라는 걸 과시하시나요? 강 팀장님, 우리를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했는데 이 일을 그냥 넘어갈 줄 아셨어요? 지난번에는 지 팀장님을 기다리게 하더니 이번에는 문 팀장님을 기다리게 하시네요. 지금 저희랑 서열 싸움하시는 거예요?” 나는 얼른 웃으며 거듭 사과했고 문정우가 나서서 수습해 줘서 분위기가 조금은 풀렸다. 그때 조윤지가 밀크티 여러 잔을 들고 왔다. “여러분,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요즘 이 밀크티가 핫한데 강 팀장님께서 줄 서서 사 오라고 하셔서 조금 늦었습니다. 가장 핫한 메뉴들 몇 가지 담았습니다. 간식도 있으니 다들 드시면서 말씀 나누세요.” 조윤지에게 기특하다는 눈빛을 보내자 그녀는 식은땀을 닦으며 나에게 윙크했다. 이번에 신현 그룹에서 온 사람들은 모두 젊은 사람들이었다. 맛있는 디저트가 나오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확 달아올랐다. “이 가게 밀크티 요즘 정말 핫해요. 저는 지난번에 줄 섰는데도 못 샀잖아요. 역시 젊은 사람들끼리 있으니 얘기가 잘 통해요. 세대 차이도 별로 없고 취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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