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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장 보답

뻔한 일이었다. 배진욱의 선택을 알게 된 나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배씨 가문의 이익이 최우선이었고 내 존재 역시 그것보다 아래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설령 배진욱이 원한다 해도 그의 할아버지께서 허락하실 리 없다. 그럼에도 내가 굳이 이런 질문을 했던 건 아마도 스스로에게 설득될 만한 설명이라도 하려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배진욱이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볼 때 그의 눈엔 죄책감이 가득했다. 하지만 내 마음은 이미 죽어 있었다. 이제 와서 죄책감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날 상처받게 하지 않겠다고 말한 이유가 내가 이미 상처를 받고 있다는 걸 알아서일 텐데. 인터넷에 쏟아지는 비난, 경찰의 반복된 질문들, 모든 것이 날 괴롭게 만든다. 지금뿐만이 아니라 그와 결혼한 이후로 단 한 순간도 나는 마음 편했던 적이 없다. 물론 일부는 그의 잘못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억울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나의 감정은 이제 그와 아무 상관이 없다. 나는 하품을 하며 말했다. “이제 그만 가. 나 좀 쉬어야겠어.” 배진욱은 복잡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물었다. “꼭 이렇게 해야 해? 우리 사이가 꼭 이렇게 되어야 하냐고?” 나는 눈을 뜨지 않았다. 대꾸할 마음도 없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쩌란 말이야?’ ‘설마 내가 다른 누군가처럼 자신에게 매달려 마음을 돌리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 배진욱은 침대 옆에 쪼그리고 앉아 고통스러운 얼굴로 한참을 웅얼거렸다. ‘미안하다고, 하지만 아이에게는 미안한 짓을 할 수 없다고. 배씨 가문을 버릴 수도 없다고.’ 아이와 할아버지는 그의 유일한 가족이라 그는 정말 어쩔 수 없다고. 그러다 나는 배진욱의 말이 점점 들리지 않게 되더니 그만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익숙한 향기가 코끝을 스치자 나는 눈을 떴다.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안민혁은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내 침대 곁으로 다가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 때문에 깼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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