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7장 귀신
나는 곧장 안민혁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는 ‘OK’ 이모티콘 하나만 보내왔을 뿐 아무 말도 없었다.
소유진이 슬며시 다가오자 나는 급히 핸드폰 화면을 닫았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안민혁의 이름을 본 것 같았다.
“뭐야? 나한테도 비밀로 하는 거야?”
“말해봐. 두 사람 어디까지 진도를 나간 거야?”
나는 어이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봤다.
“너랑 성훈 씨는? 성훈 씨 귀국 안 한대?”
“네 일도 해결 못 하면서 내 일에 신경 쓸 시간은 있나 보네.”
소유진은 다소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창업을 한다고 하더라고...”
“게임 회사는 귀국해서 창업할 수 없대? 비용도 더 저렴하고 국내에 IT 전공인 학생들도 많잖아?”
나 역시 줄곧 의아했던 부분이다. 스턴국의 창업 환경이 국내만큼 좋지 않다고 생각해왔으니 말이다.
국내는 인구도 많고 게임을 하는 사람도 많다.
‘게다가 게임 소프트웨어는 개발만 하면 온라인에 바로 출시할 수 있지 않나? 꼭 스턴국에서 해야 할 이유가 뭘까?’
이 말을 들은 소유진은 더욱 풀이 죽어 있었다.
“국내 환경이 좋지 않대. 기술도 외국보다 못하고...”
“경영학을 전공했으면서 비용 절감은 전혀 모르는 것 같아. 하...”
하지만 소유진이 보여줬던 몇 가지 간단한 게임들을 생각해보니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간단한 게임에도 해외의 고급 인력이 필요한가?’
작년 고채영이 했던 게임도 대학생들이 만든 거였고 제작 비용이 겨우 수천만 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소유진의 억울한 표정을 보자 나는 하려던 말을 꾹 삼켰다.
정말 배성훈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조사하지 않는 이상, 그녀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즈음 나는 서서히 회복되었고 이제 재활 치료도 시작할 수 있었다.
간병인이 가끔씩 나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 걸으면서 근육이 위축되지 않도록 도왔다.
머리를 다치고 나서 암세포가 한순간에 사라진 것만 같았다.
소성진은 내 검진 결과를 볼 때마다 안도하는 듯한 눈빛을 보였다.
“좋네요.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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