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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장 배후자

배진욱이 돌아오자 재연 그룹은 금세 다시 정상 업무로 돌아간 것 같았다. 프로젝트가 재개된 것뿐만 아니라 각 팀의 인사 이동도 즉시 이루어졌다. 고채영은 매일 회사에서 일어나는 잡다한 소문들을 내게 들려주곤 했지만 나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배진욱의 능력을 생각하면 사실 재연 그룹을 관리하는 건 그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배성훈과 배진수 모두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배진욱이 일에만 전념한다면 그의 후계자 자리는 확실해 보였다. 더군다나 배진욱에게는 이미 아들도 있지 않은가. 그와 최지연, 그리고 그 아이를 생각할 때마다 내 가슴 한켠이 아려왔다.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걸 보는 게 싫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며칠 후 마희연이 사건의 진행 상황을 이야기하러 찾아왔다. 피해자인 나도 이제 배상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배후의 지시자가 밝혀졌기 때문이다. “희주 씨를 친 사람은 상대와 온라인으로 연락을 했지만 우린 고용주의 ID를 찾아냈어요.” “상대방의 계좌도 추적했는데 희주 씨가 아는 노수영 씨 이름으로 된 미용실 계좌였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배진욱의 지인이지 제 지인은 아닙니다.” 내가 바로잡았다. 그러자 마희연은 혀를 내밀며 말했다. “그래요. 어쨌든 누군지 알면 됐죠.” “노수영 씨가 인터넷에 글을 올렸고 상대방에게 돈을 송금했습니다. 변명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거가 완벽하게 갖춰졌어요.” “그럼 배진수가 자료를 바꿔치기해서 프로젝트 디자인 문제를 제 탓으로 돌리려 했다는 것도 증명된 겁니까?” 노수영은 생각이 깊지 않지만 아들에 대한 진심만큼은 확실하다. 그녀가 아들을 위해 그런 일을 벌였다면 나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마희연은 고개를 저었다. “노수영 씨가 인정하지 않았어요. 누군가 자신을 모함했다면서 절대 인정하지 않더라고요.” “배씨 가문의 변호인단은 희주 씨도 알잖아요. 굉장히 까다로워서 우리 스승님도 골머리를 앓고 있어요.” “그래도 지금 증거가 완벽하니까 적어도 노수영 씨가 희주 씨를 해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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