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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장 배상

나를 바라보는 배진욱의 눈빛은 시시각각 변했다. 오히려 옆에 있는 유시은이 잽싸게 이혼 합의서를 빼앗아 갔다. “진욱 씨.” 그리고 애처로운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희주 언니가 말을 꺼낸 이상...” “꺼져.” 배진욱은 미친 사람처럼 이혼 합의서를 찢어버리고는 분노에 가득 찬 눈동자로 노려보았다. “강희주, 어디 한번 해보자는 거야?” 나는 피식 웃었다. 어차피 이미 예상한 상황인지라 묵묵히 가방에서 합의서를 한 부 더 꺼냈다. “괜찮아. 어차피 출력은 많이 했으니까 마음대로 찢고 나서 봐도 돼.” 이내 합의서를 건네주려던 찰나, 옆에서 나를 원망스러운 시선으로 쳐다보는 청소 아주머니를 발견하자 괜한 사람한테 폐를 끼칠 수는 없어 도로 조용히 집어넣었다. “강희주, 진작에 나랑 이혼할 생각이었나 본데? 어쩐지 문정우가 다시 돌아왔다 했어. 그동안 계속 따로 연락하고 있었군. 학교 다닐 때부터 네 뒤만 졸졸 쫓아다니더니 아직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에 감동해 지금 이혼하겠다는 거지? 이혼을 결정한 이유가 저 남자 때문이야?” 나를 바라보는 배진욱의 집요한 시선은 악의를 넘어서 당장이라고 갈기갈기 찢어버릴 기세였다. 문정우가 즉시 내 앞을 가로막았다. “어디서 억지 부리는 거죠? 모든 사람이 당신처럼 행동할 거라는 생각은 버려요. 불륜을 저지르고 애인까지 찾아서 버젓이 와이프 앞에 데리고 나타나다니? 사내대장부라면 아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짓은 하지 말아야죠.” 진심으로 화를 내는 문정우를 처음 보는지라 나는 깜짝 놀라 쳐다보았다. 그는 고개를 돌리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 나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강희주, 이리 와.” 배진욱이 씩씩거리며 손가락질하더니 나를 끌어당기려고 팔을 뻗었고, 문정우가 그의 손목을 덥석 붙잡았다. 이때, 황급히 다가온 경찰도 참다못해 한마디 보탰다. “지금 뭐 하는 거죠? 또 싸움하게? 이번에는 자기 와이프를 때리려고?” 유시은이 황급히 그의 팔을 끌어안았다. “진욱 씨,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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