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9장 일어나

클라우드 외에도 아파트에도 백업 파일이 있다. 이렇게 빨리 손을 쓴 배진수는 다음에 무슨 수를 쓸지 모르니 결백을 입증할 증거부터 얼른 챙겨야 했다. 곰곰이 생각한 끝에 옷을 입고 아파트에 다녀오기로 했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께서 모든 서류는 백업을 남겨야 한다고 했다. 재연 그룹에서 몇 번 괴롭힘을 당한 후, 나는 더욱 이런 습관을 지니게 되었다. 내 구형 노트북과 외장 하드에 모두 그 당시의 자료가 있었고 내가 사인한 사진도 있을 것이다. 황급히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왔을 때, 머리가 어지럽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대한 빨리 자료를 가져와야겠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올라갔다. 그런데 뜻밖에도 우리 집에 도둑이 들었다. 집에 들어서는 순간 난리가 난 거실이 보였고 여러 상자를 들춘 흔적이 다분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휴대전화를 꺼내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다. 탕! 누군가 뒤통수를 세게 때리는 바람에 나는 바로 기절했다. 쓰러지기 전에 나는 한 켤레의 남자 구두를 보았다... 이번에는 그렇게 운이 좋지 못해 직접 깨어나지 못했다. 암 때문에 기절해 혼수상태에서 빠지면 빨리 깨어날 수 있지만 이번에는 뇌가 무거운 느낌이 들었고 깨어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주위에 급한 발걸음 소리가 나는 것 같았고 누군가가 내 몸을 들어 올리는 느낌이 들더니 이내 구급차 소리가 들렸다. 아파트에 사람들이 많이 오 가다 보니 실제로 내가 쓰러진 것을 누군가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혹시 나를 때린 그 사람이 얼떨결에 구급차를 불렀을까? 허황한 생각을 하는 사이 나는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것을 느꼈고 몸은 무의식적으로 위로 뜨는 것 같았다. 나는 병원에서 이 장면을 본 적이 있다. 심장이 멎은 것일까? 하지만 내 생각은 계속 멈추지 않았다. 부모님 목소리가 들리더니 나를 보며 절대 잠들지 말라고 하셨다. 아버지는 몇 년 전 내가 출국하기 전 모습과 똑같았다. 그는 웃으면서 나중에 핑크색 스포츠카를 사서 나의 공주님의 꿈을 이루어주겠다고 했다. 엄마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