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8장 문서 봉인

사람을 풍자하는 솜씨가 일품인 소성진의 이 말과 그의 무표정한 모습이 더해져 비아냥거림이 배가되었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나를 막대하던 경찰이 앞으로 나서려 하자 다른 남자 경찰관이 가로막았다. 소성진이 안경을 위로 밀며 말했다. “강희주를 계속 겨냥했잖아요. 오늘 온 이유는 의례적인 질문을 하기 위해서이지 심문하러 온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굳이 심문하 듯 말할 필요가 있나요? 아니면 경찰관이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이라 일부러 이런 질문만 하는 것인가요?” “저기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건가요!” 경찰이 갑자기 말을 더듬자 마희연과 다른 경찰 동료들은 얼른 그를 보았다. 마희연이 두 사람에게 눈짓하자 두 남자 경찰관이 나갔다. 그러고는 약간 미안한 듯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강희주 씨, 규정에 따라 물은 것이니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마세요. 저 인간, 성격이 워낙 안 좋아요. 제보자의 정보는 우리가 반드시 조사할 테니 절대 억울하게 누명 쓰는 일 없도록 할게요.” 전에 나를 도운 적이 있던 마희연이었기에 나는 그녀를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다만 마희연이 떠난 뒤에도 소성진의 표정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희주 씨, 요즘 병원을 떠나지 마세요. 알겠죠?” 내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소성진은 그제야 내 몸 상태를 잠시 살펴보고는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이 일을 마음에 두지 않을 수 없다. 마희연이 보여준 몇 가지 서류는 나도 다 알고 있는 것이고 모두 절차에 따른 서류들이기에 절대 내 사인이 나올 수 없다. 하물며 내 수술 전후에 작성된 서류도 있다. 상대방이 더러운 물을 나에게 끼얹기 위해 신고한 이상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조윤지에게 전화하자 그녀는 목소리를 낮게 깐 채 전화를 받았다. “팀장님, 회사에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 다들 서류를 정리하고 있어요. 몇 년 전 봉인된 서류인데 지금 배진수 씨가 가져갔어요.” 아니나 다를까 내 생각대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에 나는 깜짝 놀랐다. “우상 빌딩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