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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장 오래 못 살겠네

안소연은 요즘 아주 바빴기에 어젯밤에도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나에게 병원에 가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안민혁네 집에 혼자 살자니 사실 좀 어색했다. 나는 호텔에 묵어도 된다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안민혁은 이틀만 있으면 안소연이 돌아올 거라며 같이 있으라고 할 뿐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안민혁은 이미 나갈 준비를 마쳤다. “이따가 피 뽑아야 하니까 밥은 일단 먹지 말고. 그 대신 아침 챙겨줄게.” 나는 그가 금방 만든 샌드위치와 우유를 모두 봉지 안에 넣는 것을 보았다. 안민혁네 집은 병원에서 멀지 않았기에 우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에 도착했다. 방금 대문에 들어선 우리는 우연히 최지연을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최지연이 나를 막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살이 좀 빠진 것 같았고 안색도 그리 좋지 않았다. 내가 안민혁과 함께 있는 것을 본 그녀는 코웃음을 쳤다. “역시 여우 년이네. 어디에 있으나 남자들이 널 에워싸고 있어야 속이 편하지?” “그래, 맞아. 임신해도 혼자 다니는 너랑은 다르거든.” 배진욱도 요즘 최지연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을 것이었다. 최지연은 웃음을 터뜨리면서 말했다. “진욱이는 수속 밟으러 갔을 뿐이야.” “진욱이가 나랑 우리 아이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데... 당연히 같이 왔지.” 손으로 배를 어루만지는 그녀의 눈에는 부드러운 애정이 가득했다. 그리고 나서 최지연은 다시 고개를 들어 안민혁을 쳐다보았다. “안민혁 씨, 맞죠? 알고 있으실지 모르겠네요. 희주가 진욱이랑 결혼한 지 몇 년이나 지났는데 아이를 가진 적이 없다는 거.” “전에 한 번 유산하고 나서 아직까지도 병원 나들이를 하고 있으니,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몸이 못 따라주나 봐요. 쯧쯧...” “희주가 출산 기계도 아니고... 제가 아이를 갖고 싶으면 얼마든지 낳을 수 있습니다.” 안민혁은 무뚝뚝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고는 손으로 내 어깨를 감쌌다. 그가 기죽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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