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장 미래는 없다

“진욱아, 큰아버지와 안면을 튼 적 있어? 알고 있는 게 뭐야?” 나는 배진욱이 진실을 말해줄 수 있을지 궁금해 조심스럽게 물었다. 배성후는 배진욱이 오랫동안 무언가를 조사하고 있다고 나에게 말했고 유시은도 똑같은 말을 했었다. 그렇다면 배진욱은 정말 아무것도 찾지 못한 걸까? 만약 정말 아무것도 찾지 못한 거라면 강산에 대해 왜 그렇게까지 큰 적대감을 품고 있는 걸까? 나는 배진욱이 유죄를 확정할 수 있을 만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단서를 알아냈을 거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나를 걱정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말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배진욱은 나를 침대에 눕히며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 결혼식 때도 오지 않았잖아. 평소 널 신경 쓰지도 않던 사람이 이 시점에 찾아온 건 분명 뭔가 속셈이 있는 거야.” “그동안 너와 연락도 하지 않았잖아. 그러니 앞으로도 굳이 엮일 필요 없어. 네 큰아버지는 계략을 꾸미고 있을 거야.” 배진욱은 나에게 푹 쉬라는 말만 하고 내가 물은 것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뒤이어 내가 더 물어보려는 행동을 보이자 배진욱은 바로 화제를 돌려버렸다. “경찰이 현장에서 네 목걸이를 찾았대. 다이아몬드는 아마 멀쩡할 거야. 그리고 줄은 내가 새로 맞춰 줄게.” “어쨌든 그 목걸이는 버리면 안 돼. 내가 너한테 준 선물이니까.” “나를 감시하기 위해 준 선물은 아니고?” 나는 배진욱을 바라보며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아무리 배진욱이라도 누군가에게 감시를 당하는 것은 썩 좋지 못한 기분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목걸이가 없었더라면 나는 그토록 빨리 발견될 수 없었을 것이었다. 배진욱이 나를 찾아냈을 때 나는 이미 죽었거나 아니면 병이 다시 재발했을지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얼굴을 붉힌 배진욱은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깎는 시늉을 했다. “너... 너는 항상 나한테 이혼하겠다고만 하고 늘 사건에 휘말리잖아. 나는 걱정돼서 그랬어.” “이번에 내가 주는 목걸이에는 위치추적 장치가 없을 거야. 대신 위치추적이 가능한 스